[도로 입체개발 민간 허용] 도로 위 쇼핑몰, 고속도로 지하엔 공연장…'한국판 게이트타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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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5
상공에 떠 있는 건축물
고가 밑 문화복합시설 등 도로 입체적 개발 허용
장기임대 방식 채택…도시 외관 업그레이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등 민간 개발 탄력받을 듯

국토교통부는 16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신산업 규제혁신 관계장관회의에서 도로 위 및 지하 공간을 민간이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 공간 입체적 활용을 위한 미래도시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국토부는 올해 안에 도로법을 개정하고 내년에 입체도로개발지침 등을 제정해 내년 말부터 입체 개발을 허용한다.홍경구 단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도시 공간에서 도로가 차지하는 면적은 통상 20% 내외”라며 “이 가운데 1%만 입체적으로 활용해도 도시에 혁명과 같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탄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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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 같은 도로법 규제 때문에 경기 성남 판교동 알파돔시티, 인천 가정오거리 루원시티 등 입체형 도시개발계획이 좌절된 바 있다. 국토교통부가 도로법 개정 등을 마치면 민간 업체가 도로 상공과 지하를 넘나드는 건축물을 짓는 게 가능해진다. 도로 부지 소유권이 민간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고 50년 임대 등 형식으로 개발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 김동석 서영엔지니어링 상무는 “업계의 숙원 사항이 반영된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도시 외관을 꾸미는 첫발을 뗐다”고 평가했다.
지하도로 상부공간, 고가도로 하부공간 등에도 그동안 불가능했던 문화상업시설 민간 복합개발을 허용할 방침이다.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 서울 동부·서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 서울 제물포터널 지하화 사업 등과 연결되는 내용이다.
해외 도로 입체개발은 진행형
해외에선 도로 입체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프랑스 파리 서쪽 신도시 ‘라 데팡스’는 지상은 도로와 통행로가 분리된 2중 판형구조로 설계하고, 대부분 도로를 지하로 넣어 보행자 위주 공간을 조성했다. 일본 오사카 게이트타워는 여러 타워동 건물을 고가도로가 관통하도록 민관 합작으로 건설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