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LK파트너스·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인수

가격 6000억…내달 계약 체결
한일+현대, 점유율 26%로 1위
▶마켓인사이트 2월17일 오후 4시5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LK파트너스가 국내 3위 시멘트업체 한일시멘트와 손잡고 6위 업체인 현대시멘트를 공동 인수한다. 한일시멘트가 업계 1위로 도약할 발판을 만들면서 시멘트업계가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16일 채권단이 보유한 현대시멘트 지분 84.56%에 대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LK파트너스를 선정했다. LK파트너스는 시멘트업계 3위 업체인 한일시멘트를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여 인수 후보 중 가장 높은 6000억원 초중반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력을 갖춘 기업을 끌어들여 인수합병(M&A) 성사 가능성을 높인 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한몫했다. 한일시멘트는 내부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만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두 회사는 인수자금의 절반 이상을 LK파트너가 조성한 PEF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한일시멘트가 나머지 자금을 내는 구조다. 한일시멘트는 향후 현대시멘트 경영을 정상화한 후 LK파트너스가 보유한 현대시멘트 지분을 매입해 단독 경영권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점유율 14.9%인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11.4%)와 합병할 경우 쌍용양회(22.5%)를 제치고 업계 1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다.

차순위 협상대상자로는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선정됐다. IMM PE도 6000억원이 넘는 인수 가격을 적어냈다. 16일 종가 기준 현대시멘트의 시가총액은 4860억원, 지분 85%의 시가는 약 4100억원 수준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LK파트너스가 시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써냈다”며 “현대시멘트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열린 현대시멘트 본입찰에는 LK파트너스와 IMM PE 외에 쌍용양회, 한라시멘트, 현대성우홀딩스,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당초 IB업계는 쌍용양회를 보유하고 있는 한앤컴퍼니와 한라시멘트를 보유한 베어링PEA·글랜우드 컨소시엄 등이 경쟁에서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멘트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밀릴 것을 우려한 한일시멘트를 SI로 끌어들인 LK파트너스에 고배를 마셨다.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하나금융투자는 다음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오는 5월께 매각작업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이지훈/이동훈/좌동욱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