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S 예능 화두는 변화와 도전 새 프로 10개 만들어 예능천국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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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콘텐츠“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합니다. 남이 했던 걸 따라하다 보면 늘 2등에 머물 수밖에 없으니까요.”
KBS '예능국 수장' 김진홍 예능총괄 인터뷰
'마음의 소리' 웹드라마 조회 1위, 광고 완판에 전세계 서비스 시작
잘하는 PD보다 열망있는 PD 중요,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할 것
KBS 예능국의 수장 김진홍 예능총괄(국장·사진)이 “올해는 KBS 예능이 정상을 달리는 해로 만들겠다”며 던진 출사표다. 서울 여의도 KBS 예능국에서 만난 김 국장이 밝힌 올해 KBS 예능의 화두는 ‘변화’와 ‘도전’이다. 지난해 초 예능국을 맡은 그가 ‘위기탈출 넘버원’ ‘인간의 조건’ ‘출발 드림팀’ 등 4년 이상 된 장수 예능 프로그램을 폐지한 이유다. 그는 “기회를 못 살리고 변화에 성공하지 못한 프로그램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KBS 예능국도 하나의 기업이며, 수익을 내지 못한 가게들이 문을 닫는 것처럼 광고가 뒷받침되지 않는 예능은 존재 가치를 상실한다”고 강조했다.“새로운 인물이 들어오는 것이 변화의 시작입니다. 새로운 인물이 자기 색을 입히고 정착시키면 새 콘텐츠가 나오니까요. 후배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이 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사심 없는 리더가 돼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한 기회를 주고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것입니다.”
그는 ‘개그콘서트’(개콘)를 예로 들며 새로운 얼굴의 등장이 곧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그램이 뜨려면 코너가 떠야 하고, 코너가 뜨려면 개인이 떠야 한다”며 “앞으로도 ‘개콘’은 꾸준히 신인 개그맨을 대거 투입하고, 이들이 새로운 ‘개콘’을 만드는 시스템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방영한 시트콤 ‘마음의 소리’는 KBS 예능의 도전 정신이 그대로 반영된 사례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마음의 소리’는 포털 사이트와 지상파의 협업으로 새로운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방송에 앞서 온라인에 먼저 공개한 에피소드는 3주 만에 2000만뷰를 기록했고, 최근 4000만뷰를 돌파했다. 국내 웹드라마 사상 조회 수 1위다. 여기에 추가 에피소드가 더해진 TV판은 20억원의 광고수익을 확보했다. ‘마음의 소리’는 중국 포털 사이트 텐센트에도 진출해 약 1억5000만뷰를 기록했고,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고 오는 24일부터 전 세계에 서비스를 시작한다.김 국장은 “시청률과 별개로 광고도 ‘완판’됐고, 대중에게서 완성도 높은 시트콤의 탄생이라는 평도 받았다”며 “‘마음의 소리’가 예능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연 것 같다. 올해도 예능 드라마를 제작해 젊은 PD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2개의 KBS 채널에서 방영되는 예능 프로그램은 약 30개. 20개 안팎의 예능을 제작하는 MBC·SBS에 비해 많다. 그런데도 그는 “앞으로 신규 예능을 10개 이상 제작해 KBS를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예능천국’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KBS는 올해 초 ‘하숙집 딸들’과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 2’를 새로 선보였고, 예능 드라마 ‘최고의 한방(가제)’ ‘마음의 소리 시즌 2’도 방영을 앞두고 있다.
KBS 예능국 PD는 약 90명. 인력 부족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그는 “자금력이나 인력이 타 방송사에 비해 부족하지만 KBS엔 우수한 인재가 꾸준히 들어온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언제든 KBS 예능은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KBS 예능을 한 단계 진화시킬 준비가 돼 있는 PD들을 적극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잘하는 PD도 중요하지만 열망 있는 PD를 키워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들을 키워야 신선한 예능이 만들어집니다. 방송계에 절대적인 진리는 없습니다.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고, 깨져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진리와 고정관념을 변화시킬 수 있는 PD와 예능을 만드는 것이 제 역할이고,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문연배 한경텐아시아 기자 bretto@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