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남 부검 관련 말레이시아와 신경전 "결과 인정할 수 없다"

사진=방송화면
북한이 김정남 부검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7일 밤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는 A4 세 페이지 분량의 회견문을 통해 북한 측 입장을 밝혔다. 강 대사가 발표한 회견문을 보면, 김정남 피습 사건 이후 긴박했던 양국 간 신경전을 잘 읽을 수 있다.

우선 북한 국적의 김정남이 피습된 직후 북한 대사관에 정식 통보된 것으로 보인다.

강 대사가 회견문에서 "말레이시아 측은 애초 북한 주민(김정남)이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우리 대사관에 통보하면서, 그가 실제로 북한 인민인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데서 알 수 있다.강 대사는 이어 "외교관 여권 소유자이자, 영사보호 대상이란 이유로 (김정남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거부했음에도 말레이시아 측은 우리의 허락이나 참관 없이 부검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강 대사의 이런 언급을 통해 15일 김정남의 시신에 대한 부검에 북한 측은 참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시신 부검에 북한 대사관의 직원이 있어야 했으나, 참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당일 강 대사를 비롯해 현지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대거 영안실에 갔지만, 부검 반대를 재차 요구하며 부검 참여를 거부한 것이다.

북한의 강한 반대 속 말레이시아의 부검 강행 이후 양국관계는 급랭했다. 이어 북한은 자국 영사의 미참여를 이유로 '부당한' 부검이라며 서둘러 시신 인수를 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강 대사는 17일 오후 말레이시아 경찰청을 방문해 즉각적인 시신 인도를 강하게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면서 "이는 말레이시아 측이 우리를 악의적으로 해(害)하는데 필사적인 적대세력과 야합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한다"고 말했다.그는 한국 정부가 복잡한 내부 문제를 잠재우려고 각종 채널을 통해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우리는 말레이시아가 우리 공화국에 적대적인 세력과 야합하는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전혀 참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경닷컴 스포츠연예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