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엔저? 사드? 한국 관광침체, 우리가 만들었다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방문객이 62만5400명인 데 비해 한국을 찾은 일본인 여행객은 15만6000명이었다고 한다. 온천여행 등으로 일본으로 간 한국 관광객이 네 배 정도로 많다. 과거사 문제니 소녀상 갈등이니 해도 한·일 간에 가장 기본적인 민간 교류는 확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방일 한국인 관광객은 2015년 400만2095명으로 최다 기록을 세운 뒤 지난해에는 509만300명으로 5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월 월간으로는 처음 50만명을 넘었다 해서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올 1월에는 60만명도 훌쩍 넘었으니 올해도 어지간히 많은 한국인이 일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등지에서 오는 입국 방문객은 정체된 판에 아시아 각국에서 일본으로 들어간 방문객은 현저한 증가세다. 지난달 일본을 여행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229만5700명으로 월간으로 역대 최다였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120만명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업계에서는 엔저(低) 영향이 크다고 한다. 사실일 것이다. 중국 유커들의 한국행이 줄어든 것은 ‘이것도 다 사드 때문’이라는 설명도 들린다.환율문제가 국제 관광에 적지 않은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 전적으로 그럴까. 유커들의 한국 재방문율이 낮아지는 것이 전적으로 정치 때문이라는 것도 난센스다. 근본적으로는 한국의 관광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연과 문화 유산도, 볼거리 상품도 변변찮은 판에 바가지나 씌우고 저가 ‘뺑뺑이’만 추구하다간 한국관광의 추락은 불문가지다.

설악산의 관광 케이블카도, 화성의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안 되는 사회다. 몇 년간 관광호텔 신설도 안 됐고, 의료관광은 ‘영리병원 불가’라는 현대판 미신에 휘둘려 늘 요란한 구호에 그쳤다. 서비스산업발전법도 수년째 국회에 방치돼 있다. 기껏 냉면 아니면 삼계탕이나 내놓으니 중국인을 어떻게 유치하나. 저가 상품을 내걸고 쇼핑 코스로 이어가는 업계의 단견도 문제다. 우리가 해외에 나갈 때 바라는 것, 그걸 내놔야 한다. 쾌적한 숙소, 볼거리와 다양한 체험거리, 기분 좋은 쇼핑, 재미가 곁들인 음식문화…. 알면서 왜 못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