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인터뷰]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 "해외투자, 숨어 있는 비용 줄이는 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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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차익·환차익 15.4% 세금 3000만원 한도 비과세 활용을삼성자산운용은 7년 전 홍콩 현지법인을 시작으로 뉴욕·런던 현지법인을 설립해 ‘24시간 운용 체제’를 구축했다. 해외 자산운용과 리서치를 직접 담당해 간접 비용을 모두 없앴다. 투자자의 해외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가 굴리고 있는 해외 주식형펀드 규모는 약 2조1000억원. 국가별·스타일별(대형주·중소형주·배당·테마 등)로 약 40개 펀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10년째 해외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는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 팀장(사진)이 인터뷰 내내 강조한 점은 ‘비용’이었다. “국내 상품에 비해 여러 가지 ‘숨어 있는 비용’이 많은 해외투자 상품을 고를 때는 비용을 줄여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올 해외투자, 아세안·인도 유망…베트남도 한 단계 도약 가능
해외투자 본질은 환노출…환율방향 생각하고 투자해야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에 비해 돈이 참 안 들어온다.“전체 128개 해외주식형 공모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연 4.64%다. 같은 기간 빠져나간 돈이 3507억원이다. 수익률이 오르니 펀드를 환매해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그 자금이 다시 펀드로 들어오지 않고 해외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등 대체상품으로 몰렸다.”
▷가장 비용을 아낄 수 있는 해외주식형펀드 투자 방법을 소개해달라.
“해외주식형펀드는 매매차익과 환차익에 15.4%의 세금을 내야 한다.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로 최대 41.8%까지 부과된다. 이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1인당 3000만원 한도로 세금이 면제된다. 세금 외의 비용을 줄이고 싶으면 직접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 위탁운용, 재간접펀드, 구조화 상품에 비해 각종 비용이 저렴하다.”▷올해 들어가면 좋은 지역의 펀드는 무엇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종 무역정책, 행정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 영향에서 최대한 먼 나라에 투자하는 게 좋다. 아세안펀드와 인도펀드를 추천한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아세안 지역과 인도는 내수 시장이 크고 탄탄하다.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의 유탄에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인도는 모디노믹스의 영향으로 올해 큰 성장세가 기대되는 나라다.”
▷지난 몇 년간 인기가 높았던 베트남펀드는 어떤가.“MSCI지수는 세 가지로 분류된다. 선진국(DM) 신흥국(EM) 프런티어(FM) 등이다. 베트남은 앞서 말한 다른 아세안 국가와 달리 아직 EM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FM 국가다. 자본시장과 법률 등이 아직은 미비하다는 뜻이다. 물론 잠재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EM지수에 편입될 즈음 재평가되며 베트남 증시가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본다.”
▷퇴직연금에 해외펀드를 편입하는 투자자가 많다. 장기 투자에는 어떤 나라 펀드가 좋은가.
“퇴직연금은 우선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분산해야 한다. 위험자산의 일부로 해외 주식형펀드를 갖고 가는 것이 좋다. 퇴직연금은 장기 자금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성장세가 기대되는 국가에 투자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신흥국 펀드, 그중에서도 아세안펀드를 추천한다. 성장성과 더불어 안정성도 확보해야 한다. 나머지 일부는 미국 등 선진국 펀드에 함께 투자하면 꾸준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양 극단에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일종의 ‘바벨 전략’이다.”▷환헤지 여부도 중요한 문제다.
“헤지 여부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사안이다. 주가 변동이 아니라 환 변동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해외 투자의 본질은 환 노출이라고 본다. 환헤지를 하면 어떤 형태로든 비용이 들어간다. 이것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면 ‘환 노출은 환 리스크를 떠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들어온다. 맞다. 하지만 이제는 환도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환율 방향을 맞추느냐. 어렵다. 그럼에도 외환에 대한 나만의 시각을 갖고 그것을 바탕으로 투자하는 훈련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