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과 야구단 이색 만남 '800만 야구덕후' 흔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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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서 SK와이번스 시즌권 파격 할인
# 인천에 사는 직장인 김재성씨(43)는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홈쇼핑 방송에 눈길이 갔다. 올 봄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야구 경기를 보러 가려 했던 김씨는 홈쇼핑에서 야구 시즌권을 판매한단 소식에 채널을 고정했다. 아들 몫까지 시즌권을 사려면 100만원은 넘게 줘야 해서 고민하던 참인데 홈쇼핑에서는 둘이 합쳐 30만원 정도다. 이 정도면 아내도 용서하지 않을까. 야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김씨의 마음은 이미 경기장 한 가운데 가 있다.다음 달 31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앞두고 홈쇼핑업계와 야구단이 손 잡았다.
차별화한 상품을 판매하려는 홈쇼핑업계 의지와 색다른 마케팅으로 야구팬을 끌어모으려는 야구단 니즈가 맞아떨어져 800만 '야구덕후'(야구마니아)를 유혹한다.
◆ 64만원 짜리 시즌권 24만원에 20일 CJ오쇼핑은 업계 최초로 프로야구 시즌권을 독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3일 새벽 2시에 시작하는 이 방송사의 마니아 대상 프로그램 '오덕후의 밤 시즌2'를 통해서다.
이날 선보이는 상품은 인천 SK행복드림구장(구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SK와이번스의 홈경기 72회를 모두 볼 수 있는 시즌권이다.
일반석과 응원지정석(응원단상 앞), 행복라이브존(포수 뒷편 중앙) 등 기존에 판매하던 좌석은 물론이고 시즌권으로 판매한 적 없는 T그린존(잔디석)과 홈런커플존(외야펜스 뒤 2인석), 외야패밀리존(외야 테이블석), 바베큐존(취사가능석) 등을 포함한다.원정 팬들을 위해 이례적으로 원정팀별 8경기권도 판매한다. 어린이 회원권도 있다.이번 상품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가격이다. 일반석의 경우 정상가 64만8000원 짜리를 63% 할인해 24만원에 살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응원지정석은 87만4000원에서 25% 할인한 65만원이다. 어린이 회원권은 정상가 36만8000원에서 76% 저렴한 9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어린이 회원권을 살 경우 15만원 상당의 사은품도 받는다. 바베큐존 시즌권은 6인 기준 760만원(정상가 921만6000원), 외야패밀리존은 4인 기준 390만원(정상가 480만원)이다.
◆ 홈쇼핑·구단 니즈 맞아떨어져
CJ오쇼핑을 통한 이번 시즌권 판매는 SK와이번스 측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SK와이번스는 티켓링크나 구단을 통한 전통적인 판매 외에 새로운 방식으로 야구팬을 불러모으기 위해 홈쇼핑을 선택했다.
구단 관계자는 "시즌권 판매 채널에 변화를 주기 위해 고민하다 홈쇼핑 문을 두드리게 됐다"며 "이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보다는 재미있고 특이한 방식으로 팬들과 만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SK와이번스는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마케팅을 잘하는 구단으로 통한다.
2009년에는 경기를 보며 삼겹살을 구워먹을 수 있는 바베큐존을 만들어 야구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텐트까지 칠 수 있는 T그린존을 운영해 가족 단위 캠핑족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났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는 야구팬은 2006년 33만명에서 이듬해 65만명으로 두배 가량 늘었고, 이후 90만~100만명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CJ오쇼핑 입장에서도 야구 시즌권 판매는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 프로야구 관중이 800만 시대를 맞은만큼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다 독점 판매라는 점에서 희소성도 높기 때문이다.
CJ오쇼핑은 앞서 '오덕후의 밤' 프로그램을 통해 드론을 소개한 데 이어 조만간 피규어, 고가 자전거, 디제잉 기기 등 차별화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이번 시즌권 판매로 젊은 고객과 야구 마니아를 공략할 것"이라며 "단순히 시즌권 판매에서 그치지 않고 치어리딩, 응원가 배우기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민경/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 인천에 사는 직장인 김재성씨(43)는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홈쇼핑 방송에 눈길이 갔다. 올 봄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야구 경기를 보러 가려 했던 김씨는 홈쇼핑에서 야구 시즌권을 판매한단 소식에 채널을 고정했다. 아들 몫까지 시즌권을 사려면 100만원은 넘게 줘야 해서 고민하던 참인데 홈쇼핑에서는 둘이 합쳐 30만원 정도다. 이 정도면 아내도 용서하지 않을까. 야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김씨의 마음은 이미 경기장 한 가운데 가 있다.다음 달 31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앞두고 홈쇼핑업계와 야구단이 손 잡았다.
차별화한 상품을 판매하려는 홈쇼핑업계 의지와 색다른 마케팅으로 야구팬을 끌어모으려는 야구단 니즈가 맞아떨어져 800만 '야구덕후'(야구마니아)를 유혹한다.
◆ 64만원 짜리 시즌권 24만원에 20일 CJ오쇼핑은 업계 최초로 프로야구 시즌권을 독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3일 새벽 2시에 시작하는 이 방송사의 마니아 대상 프로그램 '오덕후의 밤 시즌2'를 통해서다.
이날 선보이는 상품은 인천 SK행복드림구장(구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SK와이번스의 홈경기 72회를 모두 볼 수 있는 시즌권이다.
일반석과 응원지정석(응원단상 앞), 행복라이브존(포수 뒷편 중앙) 등 기존에 판매하던 좌석은 물론이고 시즌권으로 판매한 적 없는 T그린존(잔디석)과 홈런커플존(외야펜스 뒤 2인석), 외야패밀리존(외야 테이블석), 바베큐존(취사가능석) 등을 포함한다.원정 팬들을 위해 이례적으로 원정팀별 8경기권도 판매한다. 어린이 회원권도 있다.이번 상품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가격이다. 일반석의 경우 정상가 64만8000원 짜리를 63% 할인해 24만원에 살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응원지정석은 87만4000원에서 25% 할인한 65만원이다. 어린이 회원권은 정상가 36만8000원에서 76% 저렴한 9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어린이 회원권을 살 경우 15만원 상당의 사은품도 받는다. 바베큐존 시즌권은 6인 기준 760만원(정상가 921만6000원), 외야패밀리존은 4인 기준 390만원(정상가 480만원)이다.
◆ 홈쇼핑·구단 니즈 맞아떨어져
CJ오쇼핑을 통한 이번 시즌권 판매는 SK와이번스 측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SK와이번스는 티켓링크나 구단을 통한 전통적인 판매 외에 새로운 방식으로 야구팬을 불러모으기 위해 홈쇼핑을 선택했다.
구단 관계자는 "시즌권 판매 채널에 변화를 주기 위해 고민하다 홈쇼핑 문을 두드리게 됐다"며 "이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보다는 재미있고 특이한 방식으로 팬들과 만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SK와이번스는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마케팅을 잘하는 구단으로 통한다.
2009년에는 경기를 보며 삼겹살을 구워먹을 수 있는 바베큐존을 만들어 야구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텐트까지 칠 수 있는 T그린존을 운영해 가족 단위 캠핑족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났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는 야구팬은 2006년 33만명에서 이듬해 65만명으로 두배 가량 늘었고, 이후 90만~100만명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CJ오쇼핑 입장에서도 야구 시즌권 판매는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 프로야구 관중이 800만 시대를 맞은만큼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다 독점 판매라는 점에서 희소성도 높기 때문이다.
CJ오쇼핑은 앞서 '오덕후의 밤' 프로그램을 통해 드론을 소개한 데 이어 조만간 피규어, 고가 자전거, 디제잉 기기 등 차별화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이번 시즌권 판매로 젊은 고객과 야구 마니아를 공략할 것"이라며 "단순히 시즌권 판매에서 그치지 않고 치어리딩, 응원가 배우기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민경/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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