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7일 최종변론] 대통령측 "강일원은 국회 수석대리인"…이정미 "감히 이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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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마지막 증인신문…대통령측 '총공세'
재판관 기피 신청까지
95분간 헌재 '원색비난'
국회 "탄핵 의결 적법절차"
20여명 증인 신청 '기각'
안종범 '때늦은 후회'
"대통령 재단설립 지시…무조건 따라선 안됐는데"
박 대통령이 헌재에 나올지는 이날까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손범규 변호사는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최순실 사태) 재판 진행 상황에 대한 경과보고를 받고 헌재 변론 동영상을 본 뒤 출석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는 최종변론 전날인 26일까지 출석 여부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김 변호사의 ‘훈계’성 발언은 1시간35분가량 이어졌다. 강일원 주심재판관을 상대로 “법적 근거를 대라” “국회의 수석대리인이냐” 등 공격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수석대리인’이란 말은 감히 이 자리에서 하면 안 된다”고 강력 경고했지만, 김 변호사는 곧바로 “이정미 재판관에게도 문제가 있다”며 공격을 멈추지 않아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박 대통령 측은 박한철 전 헌재 소장과 정세균 국회의장 등 20여명을 무더기로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헌재가 기각했다.
박 대통령 측의 공세가 이어지자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측은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며 “(무더기 증인신청은) 전형적인 탄핵 지연 전략”이라고 맞섰다. 국회 측은 박 대통령이 파면 결정을 피하기 위해 탄핵심판 하루 전에 하야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춘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대리인단 시나리오의 클라이맥스는 탄핵심판 선고 하루 이틀 전에 탄핵 인용 결정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이) 하야하는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주장했다.이날 ‘마지막 증인’으로 나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대통령 지시를 무조건 따른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에 70억원을 돌려주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던 것처럼 여유를 갖고 판단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후회했다.
박상용/고윤상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