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전도사'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아세안 산업구조 변화는 한국 IT 수출 기회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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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6월 '아세안의 달' 맞아 한-아세안 교류 행사 잇달아 개최“올해는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문화교류의 해이자 아세안 방문의 해입니다. 한국과 아세안 사이의 문화교류를 강화해 양측 간 균형적이고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만들어가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
상호이해 넓혀 파트너십 공고화
국내에서 ‘아세안 전도사’로 불리는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62·사진)은 지난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아세안 모두에 기념비적인 해를 맞아 두 지역 간 문화교류 활성화와 아세안 관광 진흥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10개 회원국 간 교류 협력 확대를 목적으로 2009년 출범한 국제기구다. 2015년부터 한-아세안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 사무총장은 1977년 외무부에 들어가 주레바논 대사, 외교통상부 대변인,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거친 정통 외교 관료 출신이다. 그는 40년 가까운 외교관 경험을 살려 한국 국민의 아세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열중하고 있다.김 사무총장은 한국의 대(對)아세안 투자는 2015년 42억달러로 미국에 이어 2위 해외투자국이라며 한·아세안 수입·수출 항목 1~3위가 같다는 것은 한국과 아세안 사이의 글로벌가치사슬(GVC)이 강화되고 있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한국인들은 보통 아세안보다 동남아라는 단어에 익숙하지요.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겨울철 따뜻한 관광지라는 이미지가 대부분입니다. 한국의 두 번째 교역 상대가 아세안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1989년 대화 관계를 수립한 이래 한국과 아세안은 경제 협력에서 눈부신 발전을 보였습니다.”
그는 2015년 말 출범한 아세안경제공동체(AEC)를 통해 아세안이 경쟁력 있는 단일 시장·생산기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도 이런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아세안센터는 한국 기업들이 아세안 각국 수요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도록 돕는 ‘무역활성화 워크숍’을 열고, 아세안 국가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투자 및 시장 조사단 파견’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아세안의 달’로 지정된 오는 5월에는 한·아세안 관계를 주제로 국제회의가 열린다. ‘한·아세안 관계 조망 국제회의’에선 세계 석학들이 모여 한국의 아세안 전략, 비전, 정책을 검토한다. 경제 분야에서도 동아시아 경제협력,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등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가 몰고 올 변화상을 예측한다. 두 지역 간 문화적 교류 확대를 통해 한국이 더욱 성숙한 다문화사회로 거듭나도록 각종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무총장은 “아무리 교류가 많아도 이슬람 문화권 인사에게 술과 돼지고기를 권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며 “아세안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올해 아세안 음식축제, 아세안 관광부스, 아세안 미술 공예전 등의 행사를 통해 아세안 관광문화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아세안은 노동경쟁력을 바탕으로 노동집약적 산업을 키워왔습니다. 최근엔 스마트시티 솔루션,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일으키면서 한국의 노하우를 원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조금 더 한·아세안 관계 강화에 투자한다면 다른 곳보다 훨씬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자신합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