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車부품 이야기]미세한 움직임의 나비효과…'액티브 그릴 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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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에 문을 달 생각을 했을까요?"자동차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와 싸운다. 어떤 물체든 움직이기 시작하면 공기의 저항에 부딪히게 되고, 특히 자동차는 이 공기 저항을 어떻게 잘 요리해 헤쳐 나가느냐에 따라 가속도와 연비, 주행안전성에 큰 차이가 생긴다.
최근 양산되는 자동차에는 보이지않는 곳에서 제 몫을 단단히 하는 부품 하나가 있다. '액티브 그릴 셔터'가 그 주인공이다. 쉽게 설명하면 엔진의 열을 식혀주는 라디에이터와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에 달린 문(셔터)이다. 주임무는 공기의 흐름을 단속하는 것. 이 문은 온도센서의 지령에 의해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운전자는 전혀 모르는 부지불식 간에도 제 역할을 열심히 하는 숨은 일꾼인 셈이다.
자동차가 공기 저항을 가르며 빨리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큰 힘이 필요하고, 연료 소모도 많아지는 만큼 액티브 그릴 셔터는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 공기 저항이 강해지는 고속주행 시 셔터를 닫아 연료 효율을 극대화 한다.자동차 업체들이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얼마나 세심한 곳까지 살피며 연구 개발에 몰두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겨울철에는 시동을 걸면 이 셔터가 닫히면서 예열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여름철 장거리 주행처럼 엔진이 열을 받는 상황에서는 셔터를 열어 공기의 양을 늘리고, 보통 때는 셔터를 닫아 공기 저항을 줄인다. 자동차가 빠르게 달리면 공기에 의해 뜨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때 셔터가 내려져 공기 저항을 줄이는 한편 타이어 접지력을 높여줘 주행 안정성에도 도움을 준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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