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쿠쿠전자·농심…'뱀의 머리' 될 중형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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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주에 온기 퍼질까지난해 9월 말 700선을 넘봤던 코스닥지수가 현재는 610대로 주저앉았다. 한때 600선을 지키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흘러나왔다. 중소형주가 과대 평가됐다는 분위기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수에 주력했고 불확실한 정치 상황은 대형주 선호현상을 부추겼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반발이 심해지면서 대중(對中)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종목들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두들겨 맞았다.
아프리카TV·크루셜텍·라온시큐어
수급 개선되고 있는 성장주 관심
주성엔지니어링 등 OLED관련주
엘오티베큠·아모텍도 추천주에 올라
이른바 ‘1월 효과’도 없었다. 통상 1월에는 주가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고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수혜를 봤지만 올해는 별 볼 일 없이 지나갔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로부터 혹독한 겨울을 버텨내고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할 중소형주를 추려봤다.◆업종 대표주에 외국인 자금 기대
박찬홍 파트너는 중소형주에 대한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파트너는 “삼성전자 등 대형주에 주목했던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 자금 운용에 여유가 생겼다”며 “외국인 자금이 바닥권에 있는 업종 대표주와 성장성이 있는 중소형주 위주로 매수세를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TV와 크루셜텍, 라온시큐어 등을 관심주로 꼽았다. 아프리카TV는 ‘1인 가구’ 증가세로 실적 성장을 예상했다. 크루셜텍과 라온시큐어는 스마트폰 보안과 모바일 보안 등에 강점을 보이는 기업이다.최승욱 파트너는 “지난해 4분기 기업 실적 호전으로 코스닥시장의 저평가 매각이 부각되면서 일부 코스닥 종목에 큰 폭의 수급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요한 것은 옥석 가리기. 최 파트너는 자동차용 도어시스템 1위의 평화정공과 사상 최대 실적이 전망되는 동아지질을 주목했다. 국내 비상발전기 1위 업체인 지엔씨에너지에 대해서는 높은 마진율을 크게 평가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업 개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전문가도 있다. 양태원 파트너는 “OLED 시장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OLED 관련 장비 또는 제조업체 등 후방 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주성엔지니어링, 비아트론, 동아엘텍 등을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홍은주 파트너와 이상엽 파트너는 각각 진공펌프를 생산하는 엘오티베큠과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아모텍을 대표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중형주 강등’되는 종목에 주목중소형주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라면 유가증권시장을 대상으로 매년 3월(올해는 9일)에 이뤄지는 기업 규모 정기 분류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시가총액에 따라 대형주(1~100위), 중형주(101~300위), 소형주(301위 이하) 지수 편입 종목이 재분류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종목은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분류가 달라진 것들이다. 수익률(2~3월)이 월등히 높아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13년부터 4년간 지수 변경 기간을 전후해(2~3월)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이동한 종목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와 비교할 때 최대 3배 이상 높았다. 지난해의 경우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재분류된 종목은 15.57% 오른 반면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3.69%에 그쳤다.
수익률이 좋은 이유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시장과 관련이 깊다. 대형주에 속해 있던 때는 ‘용의 꼬리’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중형주로 내려앉으면 ‘뱀의 머리’가 되면서 투자 비중이 늘어나게 된다. 반대로 중형주로 분류됐다가 대형주로 편입되면 대량 매도가 발생할 수도 있다. 중형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SPC삼립, 쿠쿠전자, 농심 등이다. 녹십자, 대한전선, 현대그린푸드 등도 거론된다.소형주는 중형주로 상향 조정될 때 빛을 본다. 소형주를 따르는 인덱스 펀드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세아제강, 풍산홀딩스, 현대시멘트, 애경유화 등의 소형주가 물망에 올랐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