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새해 예산안 국방비 10% 대폭 증액 … 외국원조 삭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회계연도(2017년 10월1일∼2018년 9월30일)의 국방비를 540억 달러(약 61조 2630억 원), 전년 대비 약 10% 증액하기로 했다.

27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관리들은 이날 기자들과의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곧 공개할 자신의 첫 정부 예산안을 통해 대규모 국방비 증액 방침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非)국방 예산은 국방예산이 늘어나는 만큼 줄어들게 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새로 늘어날 국방비 540억 달러의 구체적인 용도를 특정하지 않은 채 국방부가 자체 결정하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예산은 많이 늘어나지만 다른 분야, 특히 외국원조 예산은 대폭 삭감될 것이라고 분석했고 외신은 국무부의 예산이 30%가량 삭감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첫 예산안은 국방 예산은 늘리고 외교 예산은 줄이는 방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주지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첫 예산안의 주요 내용과 관련해 "내가 제시할 첫 예산안은 공공안전과 국가안보 예산이 될 것이다. 다른 많은 것들과 함께 이 두 분야에 많은 주안점을 두게 될 것" 이라며 "예산안에는 가장 필요한 현시점에 고갈된 우리의 미군을 재건하기 위해 국방비 지출을 역사적으로 늘리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내 예산안은 '미국 우선주의' 하에 미국인의 세금을 재향군인과 (미군과 법집행 관리 등) '최초 대응자들'을 돕는 데 사용할 것"이라면서 "예산안은 미국인을 안전하게 하고, 테러리스트들이 발을 못 붙이게 하며, 범죄자와 폭력 사범들을 가두고 퇴출하는 나의 대선공약을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산안이 군사와 안보, 경제발전에 관한 것이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원조 예산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중동지역에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을 문제 삼았다. 그는 "우리가 중동에서 거의 17년 동안 싸우고 있는데 약 한 달 전에 예산 차트를 보니 중동에 6조 달러(약 6807조 원)를 썼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지금 중동은 16∼17년 전보다 훨씬 상황이 악화됐다. 거의 말벌집을 안고 있는 것처럼 엉망진창인 상태인데 이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세제 개혁, '오바마케어' 폐지, 교육 개혁, 인프라 개선 등에 대한 입장도 일부 내비쳤다. 그는 "오바마케어는 실패한 재앙"이라며 확실하게 폐지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고, 세제 개혁과 관련해선 "세금 인하가 주요하고, (조세제도가) 간소화될 것이다. 그러나 비용을 산정해야 하는 만큼, 건강보험을 처리할 때까진 세금 인하 조치를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또 교육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지방정부의 통제를 복원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 주 정부의 권한을 복원하려고 한다"고 천명했고, 인프라 강화에 대해선 "우리는 인프라를 개선해야만 한다. 이는 일자리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첫 예산안 의회 제출에 앞서 28일로 예정된 취임 이후 첫 상·하원 의회 합동연설을 통해 큰 틀의 예산안 기조를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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