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젊은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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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6
강정애 < 숙명여대 총장 kangjap@sm.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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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의 도전에 대한 응원에 인색하다. 도전보다 경쟁이 더 자연스러운 사회다. 그리고 취업은 그 경쟁에서 승리하는 하나의 방편이 된다. 무한경쟁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상대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더 노력하는 것뿐이다. 0.1점이라도 높은 학점과 영어성적, 한 줄이라도 더 들어가는 공모전 수상 이력과 봉사활동, 희망 진로의 인턴 경력 등 스펙 쌓기에 올인한다. 그렇게 이력서 몸집 불리기 경쟁은 치열해져 가고 좁아지는 취업 문을 통과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우리 사회의 어떤 어른도 젊은이들에게 몸집 불리기를 멈추라는 조언을 건네기 망설여진다.모바일 문화는 그 경쟁을 끊임없이 확장하는 촉매제가 됐다. 실시간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정보기술(IT)의 축복은 실상 실시간으로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고 순위를 확인하게 하는 비극을 품고 있다. 비교의 대상은 아름답고 완벽해 보일 정도로 정제된 모습이다. 가장 보기 좋게 필터링된 이미지에 카운트되는 ‘좋아요!’는 온라인에서까지 하나의 창문에만 매달려 세상을 보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을 맞이하는 젊은이들에게 건넬 수 있는 조언은 과감히 도전하는 특권을 누리라는 것이다. 지금 몸을 맡긴 해류에서 벗어나면 더 넓은 바다로 데려다 줄 새로운 해류에 올라탈 수 있다. 설사 바다에서 길을 잃더라도 도달할 대륙은 틀림없이 존재한다. 내가 좋아하는 책이 있다. 나는 오늘도 나를 응원한다라는 이 책의 제목처럼 이제 막 새로운 여행길에 오른 젊은이들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응원하길 바란다. 나 또한 이 세상 모든 젊은이의 과감한 도전을 온 힘을 다해 응원하고 지지할 것이다.
강정애 < 숙명여대 총장 kangjap@sm.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