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건강 중시' 일본 식품시장 잡으려면

백진석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이사 >
최근 일본 식품업계에서는 건강 트렌드를 활용한 신상품 출시와 마케팅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나같이 입을 모아 부르짖는 단어가 ‘건강과 맛’ ‘건강수명’ ‘평생현역’ 등이다. 발효 전통식품과 약용 재료, 특히 김치와 인삼 등은 세계가 인정하는 좋은 식품으로 이런 원재료를 가진 한국이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 식품시장의 건강 트렌드를 잡을 좋은 기회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다가온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어느 광고에서 유행한 대사처럼 ‘참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훌륭한 우리 식품이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가장 어려운 걸림돌이다. 왜 좋은지, 어디에 좋은지를 그 나라의 연구기관이 연구한 자료, 그 나라 사람의 입으로 홍보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것이다. 일본 현지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면 식품의 기능성을 강조하는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식품 성분 데이터와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이후에 브랜드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아야 한다. 특히 수입식품인 한국산은 현지인이 활용하기 쉬운 요리 레시피(조리법)의 전달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한다.이에 따라 aT는 수출업체와 함께 체계적인 시장 공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첫째, ‘일본 유명 국립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특별한 기능성을 가진 신선 농식품의 성분 분석과 그 결과를 활용한 마케팅 포인트를 도출해 나갈 예정이다. 둘째 주요 수출상품(김치, 인삼, 새싹삼, 당조고추, 들기름들깻가루, 대추, 참외 등)의 기능성을 주제로 현지 바이어 및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한국산 기능성 식품 홍보 및 상담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셋째, 현지 요리 전문가를 활용한 요리 레시피 보급 확대(예를 들면 사포닌 성분 흡수를 도와준다는 개념으로 인삼+들기름 조합)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지원 대책이 제대로 맞물려 나가면 중장기적으로 기능성을 지닌 한국 식품을 모아 가칭 ‘메디케어 K-Food(藥食同源)’라는 브랜드화까지 추진할 생각이다. 수출업계와 지원기관이 일본 현지 시장과 소비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해 나간다면 ‘건강 트렌드’라는 순풍을 타고 우리 농식품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백진석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