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에 붙은 홍합 원리 본뜬 신개념 지혈제…미국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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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스타트업 - 이문수 이노테라피 대표1인 기업으로 출발한 바이오 벤처기업 이노테라피는 직원이 20명으로 늘었다. 성장성을 인정받아 100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혈우병 환자 지혈에 '효과' 기대
피 안나는 주삿바늘도 개발
지난달에는 한국거래소에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지난해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의료용 지혈제 ‘이노씰’ 판매허가를 받았다. 최근엔 총판계약을 맺고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이노테라피가 주목받는 것은 기반기술과 지혈제라는 차별성 때문이다. 이 회사는 거센 파도에도 바위에 단단히 붙어 있는 홍합의 접착단백질 원리를 밝혀내고 이를 본떠 지혈제를 개발했다.
기존 지혈제들은 혈액응고 단백질을 추출하고 이를 이용해 피를 멈추게 하는 방식이어서 이 과정에 문제가 있는 혈우병 환자의 지혈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노씰은 자체적으로 접착력이 있기 때문에 혈우병 환자에게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선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대학병원 등 국내 26개 주요 병원에 판매 제품으로 등록돼 매출 기반을 마련했다.
이문수 이노테라피 대표(사진)는 “지혈제가 의약품을 만드는 것보다 시장에 빨리 진입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며 “세계 지혈제 시장이 2015년 기준 7조원으로 연간 12%씩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매력적이었다”고 했다.지혈제라는 틈새시장을 찾은 것은 이 대표의 사업기획 경험 덕분이었다. KAIST를 졸업한 뒤 삼성종합기술원과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에서 7년 동안 사업기획 업무를 했던 이 대표는 대학 동창 이해신 KAIST 교수가 2010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자 창업을 제안했다.
홍합의 접착단백질 원리를 이용한 이 교수의 접착기술을 사업화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 때문이었다. 이 대표는 무작정 회사부터 세웠다. 그런 뒤 이 교수를 최고기술경영자(CTO)로 끌어들였다.
이 대표는 “기반기술이 있기 때문에 지혈제 외 다른 분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몸 안에서 녹는 지혈제인 ‘이노씰 플러스’도 개발했다. 지난해 주요 대학병원과 간암절제술, 위암절제술 시 지혈용품으로 사용하는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위, 소화기 등 점막과 위산이 있는 부위에 사용할 수 있는 지혈제도 개발 중이다.지난해에는 지혈제 물질을 바늘에 얇게 코팅해 피 안나는 주삿바늘을 개발했다. 주삿바늘이 피를 만나면 바로 지혈이 되기 때문에 피를 통한 질병 전염 등을 막는 장점이 있다. 이노테라피는 미국 FDA에 무출혈 주삿바늘 판매허가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