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 로스 "미국 무역협정, 공격적으로 고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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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폐지에 행정명령 적극 활용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사진)이 지난 3일 미국 CNBC 방송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미국에 불리한 무역협정을 ‘공격적’으로 고치겠다”고 말했다.
국경조정세, 무역적자 메울 수도
NAFTA 재협상 잘되면 멕시코 페소화 가치 오를 것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로스 장관은 자신의 일은 “일자리 창출과 수출을 장려하는 것”이라며 과거에 맺은 무역협정이 일자리 손실로 이어졌음을 강조했다. “중국과는 아직 어떤 대화도 하고 있지 않다”며 첫 번째 재협상 대상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임을 명확히 했다.그러나 NAFTA 재협상이 미국의 이해관계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달러·페소 환율을 안정시키고 멕시코 노동자의 임금과 생활수준을 올리는 방안도 포함할 것이라고 로스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협상이 잘 되면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페소화 가치는 장중 한때 2.4% 급등했다. 그는 또 “세계무역기구(WTO)가 필요하긴 하지만 미세 조정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로스 장관은 기업을 돕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해 미국 기업을 살리고 수백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회 동의가 필요 없는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기관 규칙 변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소개했다. 미국제조업자협회와 미국 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 조언을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화당 하원이 추진하고 있는 국경조정세(border-adjustment tax) 도입 구상에 대해 “형태와 규모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재정 균형을 이루기 위한 한 방법일 수 있다”며 호의를 보였다. 로스 장관은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미국 재무장관)가 국경조정세는 저소득층 소비자 구매력을 줄일 것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 중인) 중국을 보라”며 “무역흑자가 소비자 구매력을 줄이는 공포스러운 일이 아니라 경제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고 반박했다.아울러 “국경조정세 도입 즉시 통화가치가 조정돼 ‘제로섬(효과 없음)’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회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조달러에 이르는 (무역적자) 구멍을 메울 뭔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