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BW 무게'에 눌린 두산건설…주가 상승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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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추가발행 8010만주 '대기'▶마켓인사이트 3월5일 오후 3시
총 주식 수 6111만주 보다 많아
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오는 21일 1500억원 규모 분리형 BW를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24일 같은 규모의 BW 발행 이후 9개월 만이다. BW는 정해진 가격에 새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는 채권이다. 투자자는 주가가 오르면 현금이나 보유채권(대용납입)을 지급해 신주를 배정받은 뒤 해당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길 수 있다. 신주인수권과 채권을 따로 거래할 수 있다는 차이점을 빼면 전환사채(CB)와 비슷하다.
이번 발행을 완료하면 두산건설의 미상환 BW 잔액은 총 2934억원(66억원은 상환완료)어치로 불어난다. 각각의 조건에 따라 발행할 수 있는 신주는 약 8010만주. ‘추가발행 대기(오버행)’ 물량이 전체 발행주식 6111만주(보통주 기준)의 131%에 달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오버행 부담이 커 주가가 오르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새 BW의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은 주당 3710원(미확정), 작년 발행물은 3615원이다. 지난 3일 두산건설 종가 3660원과 비슷하다. 만기는 모두 발행일로부터 3년이다.작년까지 6년 연속 순손실을 낸 두산건설은 오는 6월 1390억원어치 CB 조기상환 자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결국 BW보다 나은 대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지분 80.4%(의결권 기준)를 보유한 두산중공업이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회사채나 CB는 금융비용이 커서다. 두산건설 신용등급은 투자부적격인 ‘BB+(부정적)’로 일반 회사채 발행 시 연 7% 이상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이번 BW 만기수익률은 연 5.5%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