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에 당한 악몽 잊었나…ELS, 이번엔 유럽에 95% 몰려

'유로스톡스50' 쏠림에 경고등
지수 폭락 땐 원금손실 우려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규모가 올 들어 다시 늘고 있는 가운데 ELS 기초자산의 유럽시장 쏠림 현상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발행된 공모형 ELS 1조3213억원 가운데 유럽 대표기업으로 구성된 유로스톡스(EURO STOXX)50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1조2576억원(95.1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증권사가 개인 고객들에게 판 공모형 ELS 중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로 한 ELS 비율은 67.07%였다. 지난해 평균보다 30%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달에도 이 비율은 82.27%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기초로 한 ELS의 비율은 10% 이하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초 H지수 폭락 이후 금융감독원이 H지수를 기초로 한 ELS 발행에 제한을 두자 일종의 ‘풍선 효과’로 유럽 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H지수가 폭락하자 상당수 ELS가 조기 상환에 어려움을 겪은 것처럼 유럽 한 곳으로만 쏠리는 투자 역시 위험하다”며 “다양한 해외 지수나 국내 업종 지수 같은 기초자산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LS는 6개월마다 중간평가를 해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당시의 90~95% 이상이면 중도 상환되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ELS 기초자산을 3~4개까지 늘리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기초자산을 3개로 한 ELS 발행 규모는 전체 7조640억원의 61.15%인 4조3198억원을 기록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