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눈높이 낮춰 상장 재도전하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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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이엘피 등 공모가 내려▶마켓인사이트 3월9일 오후 3시37분
상장을 연기했다가 재도전하는 기업들이 잇달아 공모가를 낮추고 있다. 공모 흥행을 위한 눈높이 조정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체외진단기 개발기업 아스타는 공모가를 8000원으로 확정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1만3000~1만8000원) 최하단보다 38.5%나 가격을 낮췄다. 수요예측 참여 물량의 대부분인 88.7%가 8000~1만원 사이를 적정 공모가라고 써낸 결과를 보수적으로 반영했다는 평가다. 아스타는 당초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공모주시장 침체로 일정을 미뤘다.
다음달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제조업체 이엘피도 희망 공모가를 낮추고 공모주 수량도 줄여 수요예측에 나섰다. 원래 제시했던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2000~2만5000원이었으나 1만7000~2만원으로 조정했다. 공모주 수량도 120만주에서 80만주로 줄였다. 이엘피 역시 지난해 말로 예정했던 상장을 올해로 연기한 사례다.상장 흥행을 위해선 시장 분위기에 맞춰 몸값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재도전 끝에 상장을 마친 다른 기업들의 사례도 영향을 미쳤다. 체외진단기 개발업체인 피씨엘은 지난해 말 상장을 추진할 당시 희망한 가격(1만1300~1만4400원)보다 낮은 1만500~1만3000원을 희망 공모가 범위로 제시해 수요예측에 들어갔다.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희망가 최하단(1만500원)보다 23.8% 낮은 8000원으로 공모가를 정해 지난달 23일 상장한 결과 공모가보다 14.5% 높은 9160원에 첫날 장을 마칠 수 있었다.
반면 경구용 콜레라백신 생산업체인 유바이오로직스는 공모가를 유지해 상장 후 주가 관리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요예측 참여 수량의 62.69%가 희망 공모가 범위(6000~6800원)에 못 미치는 5500원 미만이 적정 가격이라는 의견을 냈으나 회사는 희망가 최하단인 60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이 회사의 이날 종가는 공모가보다 28.16% 낮은 4310원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