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제 없애 첨단실험 허용"…자율주행차·드론 특구 만든다

신기술 개발·상용화 촉진
일본 정부가 10일 자율주행 자동차와 드론(무인항공기) 등 첨단기술의 실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특구를 설치하는 내용의 국가전략특구법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 신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개정안에 따르면 특구 내에서는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의 실증실험을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현행법의 규제를 일시적으로 중지한다. 기업이 혁신적인 사업과 서비스를 육성할 때 현행법 규제를 일시 중지하는 ‘레귤러터리 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 제도를 법 시행 후 1년 안에 도입할 예정이다.지금은 드론 실험을 하려면 신청하고 수개월이 걸리지만 제도 도입 후에는 특구 내 안전 확보를 전제로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게 된다. 도쿄도는 지난달 정부에 하네다공항 일대를 자율주행차 실험 특구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구에서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는 범위도 확대한다. 입국난민법(한국의 출입국관리법) 특례를 활용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 및 일본어 구사 능력을 갖춘 외국인은 쉽게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인력 부족이 심각한 농업 분야, 편의점 등 소매업, 호텔 등 숙박·서비스업이 중심이다.

특구별로 외국인 노동자 영입 업종을 지정한다. 아키타현 오가타무라, 군마현 쇼와무라 등은 농업 분야 외국인 고용 특구 지정을 원하고 있다.보육소 부족 문제 해결 방안의 하나로 특구 내에서는 현재 만 2세까지인 소규모 인가보육소(지방자치단체 인가) 입소 연령 제한을 만 5세까지로 완화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6일 국가전략특구자문회의에서 “특구에서 규제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국가전략특구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도쿄, 오사카, 오키나와 등 17개 지자체를 국가전략특구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조만간 지자체와 사업자로부터 새로운 규제 완화 신청을 받아 추가로 특구를 지정할 계획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