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BBQ "치맥으로 뉴요커 입맛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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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치킨' 인수
500여개 매장 BBQ가맹점으로 뉴욕 맨해튼엔 첫 직영점 열어
윤홍근 "3년내 매장 5만개로 맥도날드·KFC 뛰어넘겠다"
![< “한국 치킨 끝내주네요” > 9일(현지시간) 개장한 치킨 프랜차이즈 BBQ의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직영점’에서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맨 왼쪽)과 셰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폭스뉴스 기자가 치킨을 시식하고 있다. BBQ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703/AA.13486384.1.jpg)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은 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32번가 직영점’ 개장행사에서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통 치킨 프랜차이즈 보스턴마켓도 인수하기로 했다. 한국의 ‘치맥(치킨+맥주)’ 문화를 미국에 확산시키기 위해 주류업 라이선스도 별도로 신청했다.제너시스BBQ는 동부지역 가맹점 50여곳을 포함해 미국 전역에 100여곳의 가맹점을 두고 있다. 직영점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맨해튼 32번가 직영점은 매장 설계와 메뉴 구성까지 미국 현지인의 입맛과 눈높이에 맞췄다. 직영점 1층에는 ‘그랩 앤드 고(Grab&Go)’와 카페 섹션이 들어선다. 그랩 앤드 고엔 출퇴근길에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간편한 메뉴를 갖췄다. 카페에선 뉴요커들의 짧은 점심시간을 고려해 3분 내 서비스가 가능한 점심 메뉴를 판매한다. 지하에서는 한국의 독특한 치맥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치킨 메뉴도 현지인 입맛에 맞는 황금올리브, 치즐링, 허니갈릭스 등으로 다양화했다. 모바일 결제와 온라인 주문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치킨이 간식으로 발달한 한국과 달리 미국은 주식에 가깝다”며 “뉴욕 직영점은 한국 음식의 우수성과 외식 문화를 뉴요커들에게 알리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보스턴치킨으로 알려진 32년 전통의 보스턴마켓을 인수해 미국 시장 공략의 또 다른 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1985년 설립된 보스턴마켓은 한때 미국 내 매장 수가 1000개를 넘은 대표적 치킨 프랜차이즈였다. 하지만 지나치게 빨리 확장하다 1998년 파산을 신청했다. 지금은 사모펀드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윤 회장은 “보스턴치킨 매장 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대부분 핵심 상권에 있다”며 “지금보다 5배는 키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BBQ는 보스턴치킨 매장을 BBQ 가맹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윤 회장이 보스턴마켓을 인수하는 데는 오래전 인연이 작용했다. 윤 회장은 과거 미원(현재 대상)에 근무할 때 보스턴치킨을 국내에 도입하려 했다. 당시 해외 외식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포기했다. 이 일을 계기로 윤 회장은 독자적인 치킨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윤 회장은 2020년까지 현재 100여개인 미국 내 매장을 1만개로, 500여개인 세계 매장을 5만개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세계 최대 외식업체인 맥도날드를 넘어서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대형 쇼핑몰에 입점하거나 스포츠 스타디움에 진출하는 멀티 프랜차이즈 방식을 활용하면 1만개 매장을 개설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BBQ는 2003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57개국 업체들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윤 회장은 중국 사업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지법인을 중국 50대 그룹인 광차이그룹과의 합작사로 전환해 중국 매장을 500여개에서 단기간에 1만개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최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로 중국 내 매출이 줄고 합작사 계약 체결이 늦어지는 것이 변수가 되고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