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 황교안 권한대행, 심판이냐 선수냐

본격 대선정국 돌입

대선 출마 여부 주목
보수층 60%대 압도적 지지
출마땐 이달 20일이후 사퇴
국정농단 책임론 등이 발목
< 대국민담화 위해…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이 내려진 10일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로 들어가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조기 대선이 현실화하면서 여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황 대행은 그동안 공식 석상이나 취재진의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다만 황 대행이 지난 2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사람이 마음으로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는 이는 여호와시다”라는 발언을 해 출마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정치권에서는 황 대행이 탄핵 인용에 따른 국가적 혼란을 수습하는 대로 대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황 대행은 그동안 대선주자에 버금가는 광폭 행보를 한 데 이어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하며 보수층 결집을 유도했다. 황 대행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으로부터 60%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황 대행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한국당은 황 대행이 출마할 경우 여권 경선의 흥행카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황 대행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오는 20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황 대행은 ‘대통령 궐위에 따른 재선거의 경우 선거일 50일 전까지 선거일을 공고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늦어도 20일까지 대선일을 발표해야 한다.황 대행의 출마에 난관도 적지 않다. 황 대행은 박근혜 정부에서 초대 법무부 장관에 이어 총리를 지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야권에서 황 대행을 향해 박근혜 정권 연장이라고 공세를 퍼부을 가능성이 높다. 황 대행이 출마한다면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을 맡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황 대행이 불출마를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 대행은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임시 국무회의에서 조기 대선과 관련해 “새로운 정부가 안정적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공정한 선거관리 등 헌법과 법률에서 부여된 책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음 정부 출범 초기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권 인수·인계 작업에도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해 불출마를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황 대행이 불출마한다면 대선 관리와 정권 이양 등 마무리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