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vs 펀드] 자산 2개만 굴리는 '짬짜면 펀드'…'윈윈 효과'로 수익률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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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구조를 버리고 상호 보완적인 두 개의 자산에만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한 가지 자산에만 투자하는 상품에 비해 투자 위험이 적은 데다 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워 마케팅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란 분석이다. 이른바 ‘짬짜면 펀드’로 불리는 이 상품들이 10여개 자산에 투자하는 자산배분 펀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달러·주식·물가·금리 다 노린다흥국자산운용은 ‘달러채권혼합40’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자산의 약 60%는 미국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내주식에 투자한다. ‘해외채권+국내주식’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공모펀드는 이 상품이 처음이다. 기존 채권혼합형 펀드가 ‘국내채권+국내주식’ ‘해외채권+해외주식’ 형태로 투자했던 것과 투자 공식이 다르다.

안정적인 이자수익은 미국 국채와 우량 회사채에서 확보한다. 동시에 환헤지를 하지 않고 달러로 보유해 국내 주가가 떨어질 경우를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0년간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은 음의 상관관계(-0.7)를 나타냈다. 변태종 흥국자산운용 상품기획팀 팀장은 “국내 주가가 빠질 때 환율이 오르면 달러 자산 수익이 주가 하락을 상쇄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상품의 운용은 김현회 글로벌솔루션팀장이 총괄한다. 회사 간판 상품인 ‘흥국차이나플러스’의 책임운용역이기도 하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이달 출시한 ‘키움금리와물가연동’ 펀드 역시 단순한 자산배분전략이 돋보이는 상품이다. 해외 뱅크론펀드와 물가연동채권을 함께 담아 금리 인상과 물가 인상 두 가지 변수에 모두 대응하는 구조다. 역시 국내 공모펀드 가운데 뱅크론펀드와 물가채에 동시에 투자하는 펀드는 이 상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달라질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기획한 상품이다.안형상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장은 “미국이 이미 두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세계적인 물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금리 및 물가 상승기엔 뱅크론과 물가채 비중을 줄이고 금리 하락 시엔 일반채권 비중을 높이는 전략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관적인 상품이 운용도 쉬워”

유진자산운용이 지난해 말 선보인 ‘챔피언글로벌상장인프라’ 펀드는 국내에 나온 글로벌 인프라펀드 가운데 유일한 채권혼합형 펀드다. 자산의 60% 이상은 단기채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내외 인프라주식으로 운용한다.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은 종목에 투자한다.이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채권 만기를 약 1.5년 수준으로 가져가는 다른 혼합형 펀드와 달리 만기가 짧은 전단채나 기업어음(CP)에 투자하는 것이다. 금리 상승기에 채권 가격 하락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 나온 이 같은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자산배분 구조가 단순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글로벌 자산배분펀드 혹은 혼합형펀드는 지나치게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다 보니 직관적이지 않았다. 상품 효용에 비해 인기가 없는 이유도 투자자가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국내외 자산배분펀드 설정액은 1조8000억원에 불과하며 펀드당 평균 자산도 200억원에 그치고 있다.

변 팀장은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누구나 다 아는 상품을 단순하게 운용하는 것이 목표”라며 “구조가 복잡하지 않고 운용역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도 적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