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헬스케어 스타트업, 유럽 진출 돕겠다"

독일 헬스케어 캠퍼스 보훔 요하네스 폴링 원장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연방주 보훔에 있는 바이오·의료 클러스터인 헬스케어 캠퍼스 보훔에서는 일본의 한 벤처기업이 개발한 의료용 로봇슈트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2년 전 이 기업이 유럽 진출에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헬스케어 캠퍼스 보훔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자체 의학센터에서 임상시험을 하고, 보훔에 있는 회사를 연결해줬다. 이 기업의 유럽 진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요하네스 폴링 헬스케어 캠퍼스 보훔 원장(사진)이 15일 한국을 찾았다. 일본 기업 사례처럼 한국 바이오·의료기기업체를 발굴해 유럽 진출을 돕기 위해서다. 이날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한·독 의료기기·바이오산업 세미나’에 참석한 폴링 원장은 “한국은 줄기세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등 연구의 질이 높고 역동적인 곳”이라며 “한국 바이오·의료기기업체의 유럽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헬스케어 캠퍼스 보훔은 10만㎡ 규모의 바이오·의료 클러스터다. 보훔 루르대를 비롯 130개 이상의 병원과 다국적 의료기기업체 비브라운 등 100개가 넘는 바이오·의료기기 기업이 입주해 있다. 헬스케어 캠퍼스 보훔은 스타트업은 물론 기존 기업에 필요한 인프라 등을 제공한다. 연구 단계 기술의 상용화를 돕고, 협력사와 연결해줘 투자 유치 등도 지원한다. 최근에는 일본 등 아시아 지역 기업과 연구진의 기술이 유럽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폴링 원장은 “한국 업체가 유럽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독일 시장부터 두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유럽 최대 의료상품시장으로 유럽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보훔은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등과 가깝고 병원과 의료인력이 모여 있기 때문에 유럽 진출을 위한 사전 시험대로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보훔시 근로자의 18%는 의료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헬스케어 캠퍼스 보훔은 한국 기업의 유럽 진출을 돕기 위해 16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 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KIMES)에 참가한다. 한국 바이오·의료기기 업체들과 유럽 진출 전략을 공유하고 헬스케어 캠퍼스 보훔을 알릴 예정이다. 오는 11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의료기기 박람회인 메디카에서는 한국 기업을 위해 독일 시장상황, 규제정보, 지식재산권 등을 알려주는 별도의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폴링 원장은 “지난해 메디카에서 62개 기업을 만났는데 그 중 20여개 기업이 한국 기업일 정도로 한국 기업의 독일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올해는 더 많은 한국 기업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