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매는 낮게 날았다…달러 약세에 베팅할 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새장의 문이 열렸다. 매는 낮게 날았다.'

미국이 3개월 만에 재차 금리를 인상했다. 경기 개선 자신감과 점진적 통화정책을 확인한 시장은 안도감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온건한 매파' 기조가 달러 약세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 화학 조선 등 경기민감주 투자에 나설 시기라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5~0.75%에서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점도표로 나타난 금리 인상 전망은 연내 3차례로 기존과 동일한 기조를 유지했다.

Fed는 성명서를 통해 "미국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고 진단하며 '점진적' 금리 인상을 명시했다. 시장의 반응은 우호적이다. 코스피의 추가 상승 재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닛 옐런 의장이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점은 펀더멘털(기초체력) 환경이 지속적으로 호전된다는 뜻을 내포한다"며 "균형잡힌 물가를 목표로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을 시사해 주식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역시 추가 상승세가 점쳐진다. 서 연구원은 "미국이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국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와 함께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내 주식시장도 기업 이익 동력을 바탕으로 추세적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코스피 상승장에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투자전략에 '달러 약세'가 반영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기 개선 속 금리 인상이 달러 약세를 야기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달러 가치는 명목금리에서 물가를 뺀 실질금리에 영향을 받는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적정선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명목금리보다는 물가가 실질금리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물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하는 일련의 조치에 기초해볼 때 상승 속도가 높아질 수 있고, 이에 실질금리가 내려가 달러 약세가 유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는 Fed의 점진적 금리인상과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완화돼 완만한 약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과정에서 그동안 통화 요인에 눌려 있던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반등이 나타나고, 신흥국 통화도 상대적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추측했다. 국내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판단이다. 달러 약세 수혜주로는 철강 화학 조선 등 경기민감주가 꼽히고 있다. 달러 약세에 이은 원자재 가격 반등으로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강현기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순환매 과정에서 경기 방어주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는 경기민감주의 상대적 성과가 두드러질 수 있는 환경이 도래했다"며 "달러 약세로 소재와 산업재의 상승세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