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곡미술관서 독일 젊은 작가 다큐사진전

피터 필러의 작품 ‘구멍 들여다보기’.
세계 사진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뒤셀도르프 사진학파’ 후학들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가 17일부터 5월28일까지 열린다. 성곡미술관이 독일국제교류처, 괴테인스티투트와 함께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여는 ‘프레젠테이션·레프리젠테이션’ 전이다. 뒤셀도르프 사진학파의 뒤를 이어 활동하는 독일 사진작가 10명의 작품 153점을 전시한다.

이수균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16일 열린 간담회에서 “1970∼1980년대에 융성한 뒤셀도르프학파는 기록의 요소가 강한 다큐멘터리 사진에 집중하면서 작가의 감수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대신 냉정하고 차가운 작품을 남겼다”며 “이번에 소개하는 작가들은 다큐 사진의 맥을 이으면서도 보다 인간적이고 친근한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했다.전시장 1층에는 라우렌츠 베르게스의 사진이 걸렸다. 베르게스는 광업으로 유명했던 독일 북서부 루르 지방에서 석탄 채굴이 중단되면서 인구가 감소해 쓸쓸해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2층에서는 소방차 사다리에 올라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광장이나 건물을 찍은 마티아스 코흐의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아시아 대도시의 일상과 풍경을 기록한 니콜라 마이츠너의 사진, 스위스에 사는 한 여성의 생활 환경과 그가 사는 마을을 촬영한 하이디 슈페커의 작품도 있다.

이 실장은 “사진은 현실을 재현한 이미지임은 분명하지만 작가의 해석과 의도에 의해 가공된 이미지이기도 하다”며 “국내에 소개된 독일 사진은 뒤셀도르프 사진학파의 작품이 많은데 이번 전시로 새로운 독일 사진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