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지나면 결별 확정? 재건축조합-시공사 '이혼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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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8
곳곳서 시공사 교체 움직임
설계변경·공사비 증액 갈등 "건설사에 휘둘리지 않겠다"
시공사 해지 총회 잇달아
건설사들 "억울하다" 항변
새 집행부 들어선 단지들이 금융비용·인건비 상승 등
이해 못해 벌어지는 일
![](https://img.hankyung.com/photo/201703/AA.13528192.1.jpg)
주말마다 시공계약 해지 총회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6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시공사 교체를 검토 중이다. 시공사인 삼성물산·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2010년 시공사 선정 당시 제시한 금액보다 1000억원 이상 높은 공사비를 달라고 요구해서다. 조합은 시공사와 진행 중인 막바지 협상이 결렬되면 조만간 대의원회의를 열어 공사도급 가계약 해지를 결의할 예정이다. 사업이 몇 달 늦어지더라도 새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비를 낮추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방배5 재건축 구역](https://img.hankyung.com/photo/201703/AA.13527783.1.jpg)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한 강동구 고덕주공3단지재건축조합도 시공사 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들이 설계 변경을 이유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매 주말 시공 계약 해지 총회가 열릴 예정”이라며 “더 많은 조합원이 총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말에 총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방배5구역의 경우 수천억원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금에 대한 건설사 보증, 시공사가 대여해주기로 약정한 조합 운영비 등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발단이 됐다. 조합은 조합원 지위를 포기한 주민들의 지분 매입을 위해 필요한 매도청구금액이나 조합사업비 대여를 시공사가 제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과천주공1, 성북 장위6구역, 구마을3지구 등은 설계 변경이나 자재 고급화 등으로 공사비가 늘어난 게 문제가 됐다. 한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당시에는 저렴한 시공을 약속했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공사비를 올려받는 관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건설사들은 억울하다는 태도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금융 비용과 인건비, 자재비 등이 모두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도 맞춰야 해 공사비를 증액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이 개발이익과 손실을 시공사와 공유하는 ‘지분제’에서 건설사에 단순 시공비만 지급하는 ‘도급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며 “분양가 상승에 따른 개발이익을 시공사와 나누기 싫어서 트집을 잡아 시공사를 바꾸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공교롭게도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는 조합 중에는 지난해 이후 조합장 등 집행부가 바뀐 경우가 많다. 새 집행부는 기존 시공사와의 유대감이 약해 적극적으로 조합원 이익을 위해 뛰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