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도로 청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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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도로 청소차량은 산업화 도시화의 결과물이다. 영국이 세계 최초로 도로 청소차량을 사용한 것도 그래서 결코 우연이 아니다. ‘Street Sweeper’로 불리는 도로 청소차가 처음 발명된 것은 1843년 영국 맨체스터에서였다. 발명가이자 사업가였던 조지프 휘트워드는 당시 산업혁명에 따른 도시화 결과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맨체스터 시의 청소를 위해 말이 끄는 청소 차량을 고안해냈다. 미국에서는 1849년 C S 비숍이 비슷한 차량을 만들었다. 오늘날처럼 모터로 작동하는 제품은 1911년이 돼서야 등장했다.비교적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까지 대부분 나라에서 청소 차량은 주로 커다란 쓰레기를 치우는 용도로 쓰였다. 작은 쓰레기나 먼지는 빗물에 씻겨 내려간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이렇게 흘러간 작은 쓰레기나 먼지가 빗물에 섞여 또 다른 오염원이 된다는 게 알려지면서 이후 도로의 분진까지 제거하는 청소 차량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각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도로 청소차량은 크게 세 종류다. 보도블록과 차도 중간 지대를 청소하는 노면 청소차, 물로 도로를 씻어내는 물 청소차, 각종 분진을 빨아들이는 분진흡입 청소차 등이다. 이 중 노면 청소차량이 가장 먼저 보급됐는데 서울 142대 등 각 지자체가 운행 중이다. 2007년 이후 본격 도입된 물 청소차량은 서울에 202대가 있는데 달리는 차에서 나오는 각종 오염물질 제거가 주 임무다. 미세 먼지를 빨아들이는 분진흡입 청소차는 비교적 최근인 2011년부터 보급됐고 서울(47대), 부산(10대)에서만 가동 중이다.
서울시가 미세 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분진흡입 청소차를 올해 75대까지 늘리기로 했다고 한다. 또 물 청소차량을 점진적으로 분진흡입 청소차로 교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서울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도 많이 공급돼 공기가 더 맑아졌으면 한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