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컨소시엄 허용 여부 표결"

금호타이어 채권단, 20일 논의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도록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 오는 20일 주주협의회 소속 채권은행회의에 공식 안건으로 부의하기로 했다. 답변은 22일까지 받기로 했다. 안건 부의조차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박 회장 측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17일 긴급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정치권으로까지 논란이 번지면서 절차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박 회장의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안건으로 부의하면 각 채권은행은 동의 여부에 대해 답해야 한다. 채권단 75% 이상이 동의하면 박 회장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게 된다.그러나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30%가량의 지분을 가진 산업은행이 기존 방침대로 컨소시엄 허용을 반대하면 가결 요건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에게 컨소시엄을 허용할 경우 이미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중국 더블스타 측으로부터 소송을 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광주지역 국회의원과 지역 경제단체들은 채권단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광주광역시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당 장병완·김동철·권은희 의원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를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것은 국부 유출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권단은 지난 13일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지분 42.01%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 회장은 더블스타가 계약한 9549억8100만원과 같은 금액으로 인수할 수 있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때 컨소시엄을 허용해 달라고 채권단에 요구하고 있으나 산업은행은 묵살해왔다.

정지은/김일규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