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내실경영으로 미래 50년 준비하겠다"

현대차 주총서 책임경영 강조

3년 된 제네시스, 드림카로 성장
정몽구 회장, 사내이사로 재선임
현대모비스, 투명경영위원회 도입
현대자동차는 1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정몽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오늘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단순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통해 미래 50년을 향한 재도약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1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에서 배포한 영업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현대차가 창립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이같이 밝혔다. 1967년 설립된 현대차는 오는 12월29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내실 강화와 책임경영도 강조했다. 그는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환경을 지혜롭게 이겨내도록 내실 강화와 책임경영에 매진할 것”이라며 “부문 간 소통과 협력 강화는 물론이고 자율적이고 책임감 있는 조직문화 구축과 다양한 외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미래지향적 기업 혁신을 이뤄내 외유내강의 저력을 키워갈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출범 3년차가 되는 제네시스 브랜드는 상품 라인업 강화와 해외 시장 진출 확대를 통해 고객에게 더 큰 기쁨과 자부심을 줄 수 있는 드림카로 성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고성능차 라인업을 시장에 안착시켜 극한의 기술과 운전의 즐거움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 한걸음 더 다가갈 것”이라고 했다.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비전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연구개발 투자를 한층 더 확대하고 핵심 미래 기술의 내재화로 상품 경쟁력을 꾸준히 높여 일류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품질과 안전은 우리 기본 철학이며 이를 위해 모든 역량과 인프라를 최대한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임기 3년의 현대차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국민연금은 이번 주총에선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현대차 2대 주주로 8.14%의 주식을 갖고 있다. 국민연금은 2008년과 2011년 정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반대한 적이 있어 이날 어떤 의견을 낼지 주목받았다.

현대차는 대전고등법원장 출신인 최은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변호사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정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4명의 사내이사와 5명의 사외이사 등 총 9명의 현대차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150억원으로 동결됐다.현대모비스도 이날 주총을 열고 정 부회장을 임기 3년의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정 부회장은 2002년부터 사내이사직을 계속 연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현대제철의 등기임원도 맡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주총 후 이사회에서 투명경영위원회 설치를 위해 이사회 규정을 개정했다. 투명경영위원회 설치는 현대차그룹 내에서 현대차, 기아차에 이어 세 번째다. 투명경영위원회는 사외이사 5인 전원으로 구성된다. 이사회 내에서 독립적인 지위도 갖는다. 인수합병(M&A), 주요 자산취득 및 처분 등 주주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경영 현안이 있을 때, 국내외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