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일본 사케의 웃음…막걸리의 눈물

지난해 일본의 사케 수출액은 1억38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0년 새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한국의 막걸리 수출액은 2011년 5273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작년에 1286만달러까지 떨어졌다. 일본은 자국 내 사케 소비가 감소하자 정부와 민간이 함께 뛰며 해외에서 길을 찾았다. 막걸리는 반짝 유행이 지나자 국내 소비 감소는 물론 수출까지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두 나라 전통주의 운명은 정부의 조세정책과 수출 의지에 따라 갈렸다는 평가다. 일본은 술 원재료값이 아니라 알코올 도수와 생산량에 세금을 매긴다. 세금과 재료비가 연동되지 않아 다양한 신제품 개발과 고급화가 가능했다. 한국은 공장 출고가를 과세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업체들이 어떻게든 이 가격을 낮추려고 한다. 또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기획재정부(세금) 농림축산식품부(원산지 표기) 보건복지부(과음 및 19세 경고 문구) 등에 각각 신고하거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은 현청(한국의 도청) 한 곳만 거치면 된다.

니가타=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