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력이 성장 이끈다] 'R&D 페스티벌' 통해 협력사와 노하우 공유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협력사에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연휴를 앞두고 급여 및 상여금 지급, 원자재 대금 결제 등으로 자금 수요가 몰리는 중소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납품 대금만 1조8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경기 화성에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16 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
돈만 일찍 지급한 게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가 2, 3차 협력사에 납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도록 유도해 대금 조기 지급에 따른 효과가 확산되도록 했다.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하는 온누리 상품권도 12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현대차그룹은 이처럼 자동차 부품산업의 발전이 곧 한국 자동차산업과 국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다양한 동반성장 정책을 벌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 나흘 동안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2016 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을 열었다. 이 행사는 최신 정보 공유, 각종 지원 등을 통해 협력사의 연구개발 경쟁력을 강화하고 동반성장을 도모하려는 취지에서 열렸다. 프로그램은 △협력사 신기술 전시 △기술 교류 세미나 △글로벌 완성차 비교 전시 등으로 구성됐다.11회째를 맞은 이 행사에서는 현대·기아차의 1, 2차 협력사 35개사가 섀시, 의장, 차체, 전자, 파워트레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한 18건의 세계 최초 신기술, 24건의 국내 최초 신기술 등 42건의 신기술이 소개됐다.

또 ‘R&D 모터쇼’를 통해 현대·기아차 43대, 경쟁업체 차종 53대 등 완성차 96대를 전시해 협력사들이 자동차업계 동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R&D 모터쇼는 럭셔리, 친환경, 고성능 등 현대·기아차의 R&D 부문 주요 테마와 관련해 중점적으로 구성됐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협력사들과 노하우를 공유해 동반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상생 및 동반성장 프로그램은 △글로벌 경쟁력 육성 △지속성장 기반 강화 △동반성장 시스템 구축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협력사의 품질 및 기술 경쟁력 강화, 자금 및 인재 채용 지원, 동반성장 문화 조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현대차그룹은 매년 협력사와 공정거래협약을 맺고 상생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2380개 협력업체와 ‘공정거래협약’을 맺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협력사의 인재 확보에도 발벗고 나섰다. 협력사 채용박람회가 대표적인 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월 서울을 시작으로 창원 광주 울산 대구 등 5개 지역에서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구직자에겐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유망 중소기업에 지원할 기회를 제공했다.

청년 인재의 체계적인 직무 교육과 인턴십을 통해 협력사 취업을 지원하는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관련 홍보관을 별도로 운영해 채용박람회와의 연계 효과를 높였다.

현대차그룹의 노력으로 협력사의 매출, 시가총액 등 외형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직접 부품을 공급하는 300여개 1차 협력사의 평균 매출 규모는 2001년 733억원에서 2015년 2710억원으로 연평균 9.8% 성장하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