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트럼프…미국 FBI "러시아와 내통 수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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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청문회 나온 코미 국장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사진)은 20일(현지시간)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FBI가 러시아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선거 캠프 간 연루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지난해 미국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는 의혹에 대해 FBI가 수사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 클린턴 증오해 트럼프 도와"
오바마 도청 의혹엔 "근거 없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몇 달 전부터 제기된 이슈지만 이날 FBI 수장의 공식 발언은 의혹의 신빙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는 다시 한번 타격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코미 국장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민주당 대선 후보)을 너무 증오한 나머지 자신이 증오한 사람에 맞서 출마한 사람에 대한 분명한 선호가 있었다”며 “FBI는 작년 7월 말부터 수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왜 지금까지 수사 사실을 밝히지 않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코미 국장은 “민감한 문제라 쉽게 공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얼마나 오래 걸리든 끝까지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미 맥클라치 신문은 FBI가 극우성향 뉴스 웹사이트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공작원들이 극우 사이트를 이용해 대선 기간 트럼프에게 우호적인 뉴스를 집중 배포했는지에 FBI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세운 브레이브바트나 인포워즈, 러시아가 지원하는 RT뉴스, 스푸트니크뉴스 등이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의혹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비난하는 한편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자신의 전화를 도청했다고 주장하며 반격을 가해왔다. 그러나 이날 코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찾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도청에 영국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가 개입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일축했다. 함께 청문회에 출석한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사령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도청 의혹은 증거가 없다고 거들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