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3일의 기다림…세월호 23일 수면 위로

1m 들어올리는데 성공…본인양 전격 착수
작업 순조로울 땐 수면 위 13m까지 부상
단원고 학생 4명 등 미수습자 9명 돌아올까
22일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 해상에서 두 척의 재킹바지선이 세월호 시험인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22일 세월호 인양 작업을 시작했다. 앞서 시도한 시험 인양이 성공하면서 본인양을 전격 결정했다. 세월호가 침몰 3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쏠린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세월호 선체의 시험 인양을 마치고 오후 8시50분부터 본인양에 들어갔다. 세월호 인양은 두 척의 재킹바지선이 유압잭과 인양줄(와이어)을 이용해 선체를 들어올리는 방식으로 한다. 재킹바지선은 세월호 선체를 떠받친 리프팅빔과 66개 와이어로 연결돼 있다.
해수부와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본인양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험 인양을 시작했다. 시험 인양은 세월호 선체를 해저에서 1~2m가량 들어올려 66개 와이어와 유압잭에 걸리는 하중을 측정하는 과정이다.

선체 하중이 와이어와 유압잭에 고르게 실려 수평 상태를 유지해야만 본인양이 가능하다. 좌현으로 기울어 침몰한 세월호는 무게중심이 선미 부분에 쏠려 있어 정밀한 하중 조정 작업이 필요하다. 상하이샐비지는 재킹바지선과 세월호 선체를 연결한 인양줄에 단계적으로 천천히 힘을 주는 작업을 벌여 낮 12시20분께 인장력 시험을 완료했다.

시험 인양 5시간30분 만인 오후 3시30분 세월호 선체를 해저에서 1m 정도 들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후 잠수부의 육안 확인 작업을 거쳐 세월호 선체를 들어올리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 본인양을 결정했다.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3일 오전 11시에는 수면 위 13m까지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인양으로 세월호를 수면 위 13m까지 끌어올린 후엔 주변에 대기 중인 반잠수식 선박에 실어 수면 위로 띄울 예정이다. 이후 반잠수식 선박을 통해 목포신항으로 이동, 육상부두에 올려놓으면 세월호 인양이 마무리된다. 본인양에서 부두 거치까지는 보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인양 일정이 지연돼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국민에게 송구스럽다”며 “세월호 선체를 육상에 완전히 옮길 때까지 남은 공정을 차질 없이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인양 작업을 지켜보던 세월호 4·16가족협의회 정성욱 인양분과위원장은 “오래 기다렸는데 인양이 시작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여러 가지로 심경이 복잡하다”며 “무엇보다 9명의 미수습자(단원고 학생 4명, 교사 2명, 일반인 3명)를 찾는 것이 급선무고, 조속히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