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 딥젠고에 역전 불계승

초·중반 고전…23일 우승 도전
한국 바둑랭킹 1위 박정환 9단이 ‘일본판 알파고’로 불리는 바둑 인공지능(AI) 딥젠고와 맞붙어 불계승을 거뒀다.

박 9단은 22일 일본 오사카 일본기원 관서총본부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 2국에서 딥젠고에 34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올해 창설된 월드바둑챔피언십은 AI가 참가하는 첫 정식 대회다. 한·중·일 정상의 기사와 딥젠고가 우승자를 가린다.딥젠고는 지난해 11월 조치훈 9단과 3번기를 벌여 1승 2패로 선전하며 이름을 알렸다. 박 9단은 대국 초반 딥젠고의 의외의 수에 고전했다. 대국 초반은 딥젠고가 하변에 큼직한 백 모양을 구축해 유리한 상황이었다. 이후 박 9단은 하변에 깊숙하게 뛰어들어 타개에 성공하며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형세는 종반으로 접어들며 박 9단 쪽으로 기울었다. 딥젠고가 끝내기 단계에서 실수를 연발한 것. 딥젠고는 전날 중국 미위팅 9단과의 대국에서도 끝내기 실수로 역전패했다. 박 9단은 지난 2월 국내 인터넷 바둑 사이트에서 딥젠고에 3승 1패로 승리했다. 이날 정식 대국에서도 승리하면서 딥젠고에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또 이번 대회에서 2승째를 챙겼다. 박 9단은 23일 미 9단을 상대로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이 대회는 참가자 전원이 한 차례씩 대국한 뒤 가장 많이 승리한 기사를 우승자로 정하는 풀 리그전 방식으로 열린다. 동률이 나오면 24일 플레이오프를 벌여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상금은 3000만엔, 준우승 상금은 1000만엔이다. 3위와 4위는 500만엔의 상금을 받는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