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단기'로 이룬 신림동의 기적…에스티유니타스, 글로벌 교육 기업으로 '로켓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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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유니타스‘6년.’ 에스티유니타스라는 이름의 신생 벤처기업이 국내 교육업계의 신흥강자로 부상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2010년 서울 신림동에 있는 허름한 상가 건물에서 작은 인터넷 토익학원으로 출발해 어느새 매출 4000억원, 직원 1200여명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영단기’ ‘공단기’ 등 인터넷 강의 시리즈를 잇따라 성공시켰고, 단기 고득점 방법론 같은 기존에 없던 교육실험을 선보이며 성인교육 시장의 주요 부문에서 수위를 점하고 있다.
6년 만의 성과
신림동 인터넷 토익학원으로 출발
연 매출 4000억, 직원 1200여명…교육업계 신흥강자로 급부상
신생벤처의 혁신 DNA
"세상을 바꾸는 일 해보자"
전통의 교육 강자들 고전할 때 공무원 시험 등 성인교육에 눈돌려
‘프리패스’로 무제한 강의 수강, 스타 강사 육성해 양질의 수업 유지
지난달 미국 프린스턴 리뷰 인수
국내 경쟁 치열…해외사업 본격화
빅데이터 활용해 교육계 ‘애플’ 될 것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 출신인 윤성혁 에스티유니타스 대표의 시선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향하고 있다. 글로벌 교육 플랫폼 구축이 에스티유니타스가 지향하는 목표다. 지난달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교육기업인 프린스턴 리뷰를 인수, 해외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신생 벤처의 성공 방정식
국내 교육산업은 침체일로다. 대교, 교원 같은 전통의 강자들도 학령 인구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넘쳐나는 아이들’ 덕분에 특수를 누리던 메가스터디, 재능교육, 윤선생 등도 활로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60대가 전체 인구의 20%에 달할 정도로 고령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성인교육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교육업계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기존 교육업체가 입시에만 초점을 맞출 때 창직(創職)이란 화두를 내걸었다. “창업하면서 다짐한 게 있다. 돈을 버는 일은 다른 곳에서도 할 수 있으니 에스티유니타스에서는 세상을 바꾸고 업계를 바꾸는 일을 해보자는 다짐이었다”는 윤 대표의 말 속에 에스티유니타스의 ‘혁신 DNA’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에스티유니타스의 성공 방정식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강료를 낮추고, 강의 질은 높이는 등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도록 한 게 첫 번째 전략이다. ‘프리패스’라고 불리는 강의 자유이용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수강료를 한 번 내면 무제한 강의 수강이 가능하다.
에스티유니타스 관계자는 “토익 온라인 강의 등의 수강료가 타사 대비 훨씬 저렴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공단기 프리패스’를 구매하면 약 60만원에 모든 과목을 들을 수 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면 보통 과목당 30만~50만원의 비용을 내야 하는 업계 관행을 깼다. 콘텐츠 질을 높이기 위해 주요 과목별 최고로 꼽히는 ‘1타 강사’들을 선점했다. 인터넷 강의업계 관계자는 “인강 시장에선 1타 강사에 80% 이상의 수강생이 몰린다”며 “업체는 이들 인강 강사가 활약할 수 있도록 무대를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에 얹을 콘텐츠를 다양화한 것도 에스티유니타스의 성공 전략 중 하나다. 토익, 대학입시, 공무원 시험 등 보유한 브랜드만 60여개에 달한다. 최근엔 수십년 업력을 가진 교육업계 대기업이 즐비한 유·초등교육 시장에도 진출했다.“국내 시장은 좁다”
초고속 성장으로 성공했지만 에스티유니타스가 직면한 장애물 또한 만만치 않다. 국내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 첫손에 꼽힌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은 여전히 수십만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잡기 위한 교육업체들의 혈전 또한 점입가경이다. 교육업체들이 외형이 커지는 데 비해 수익성 면에선 월등한 성적을 내지 못하는 이유다.
‘1타 강사’로 불리는 스타 강사의 이동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좌우될 수 있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스타 강사를 키울수록 기업이 가져가는 이익의 몫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에스티유니타스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프린스턴 리뷰를 인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프린스턴 리뷰는 1981년 설립된 뒤 약 35년간 입시 관련 온·오프라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온 미국의 대표적 교육기업이다. 에스티유니타스 관계자는 “세계 20개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고, 매년 150만명가량의 수험생이 프린스턴 리뷰의 콘텐츠를 구매한다”며 “미국 현지에서는 중산층 부모와 학생들에게 가장 선호도가 높은 교육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미국 내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수업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미국 진출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은 국내 시장 공략법과 비슷하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최상급 사교육 콘텐츠는 시간당 수강료가 1500달러(약 168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이를 온라인 강의로 만들어 합리적인 가격에 팔겠다는 게 에스티유니타스의 전략이다. “1%만 누리던 특권을 99%의 일반 사람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에스티유니타스의 기업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에스티유니타스의 장기 목표는 교육 플랫폼의 해외 확장이다. 프린스턴 리뷰가 보유한 방대한 교육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격예측 시스템, 최단경로 추천시스템, 인공지능 가정교사 등을 개발해 미국 교육시장의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박동휘/임기훈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