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쇼핑' 하는 일본 대기업…벤처 M&A, 4년새 7배로 급증

신기술·인재 활용 쉬워
일본 기업의 벤처기업 출자와 인수합병(M&A)이 급증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M&A를 통해 첨단기술을 단기간에 획득하고 관련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M&A자문회사인 레코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M&A(출자 포함)는 347건으로 조사를 시작한 2012년(52건)의 6.7배로 증가했다.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인수자 대부분은 일본 대기업이다. 금액으로는 지난해 1025억엔을 기록해 2012년의 3.6배로 늘었다.벤처기업 M&A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일환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M&A를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은 투자 금액은 많이 들어가지만, 업종을 초월해 경쟁이 심화하고 제품 개발 주기가 짧아지는 상황에서 벤처기업의 기술과 인력을 보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제약회사인 오쓰카홀딩스는 지난해 뇌 안에 막힌 혈전을 제거하는 의료기기개발 벤처기업 바이오메디컬솔루션을 인수했다. 의류사업 부진으로 사업 영역 확대를 추진 중인 온워드홀딩스는 화장품 벤처기업인 고코바이 등 2개사를 사들였다.

벤처기업도 대기업의 영업망과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 2015년 믹시에 인수된 티켓 거래사이트 훈자는 2016년 12월까지 1년간 월 취급액이 36억엔에서 58억엔으로 증가했다.일본 정부는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벤처기업 상장 후에도 주식을 일정 기간 보유하는 것을 허용할 방침이다. 현재는 벤처기업이 상장된 즉시 매각해야 한다. 벤처기업 투자 이익을 시설 확충이나 새로운 연구자금으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산학 연계를 통한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