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 "무대로 보내줘" 아이오닉에 말하니 스스로 움직였다

서울모터쇼 31일 개막

현대자동차, 자율주행 넘어 커넥티드카 기술 선보여
차에서 집 에어컨 켜는 '카 투 홈 서비스' 2019년 상용화
기아 스팅어, 3가지 라인업…르노삼성 클리오 첫 공개
황승호 현대자동차 차량지능화사업부장이 자율주행차에 적용한 커넥티드카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블루링크. 아이오닉을 메인 스테이지로 보내 줘.”

‘2017 서울모터쇼’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경기 고양 킨텍스의 현대자동차 전시관.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이 무대 가운데 설치된 원통형 스피커에 대고 아이오닉을 호출했다. 그러자 무대 뒤편의 아이오닉 자율주행차가 황승호 차량지능화사업부장(부사장)을 태우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운전석의 연구원과 조수석의 황 부사장은 차량을 전혀 조작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아이오닉은 장애물이 나타나자 스스로 서고, 구불구불한 길도 유연하게 빠져나와 무대 가운데 정확히 자리 잡았다.◆경차급 연비 ‘그랜저 하이브리드’

서울모터쇼에 깜짝 등장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현대차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도심에서 자율주행하는 아이오닉을 공개했다. 이번 서울모터쇼에서는 차량에 통신망을 연결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기술을 선보였다.커넥티드카가 상용화되면 이날 현대차가 선보인 것처럼 집이나 사무실에서 차량에 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반대로 차에서 집 조명이나 난방을 조절할 수도 있다. 자율주행차와 결합하면 차량 대 차량, 차량 대 교통 인프라 간 실시간 정보 교환을 통해 안전성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이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커넥티드카 구현을 위해서는 차량 제어, 인공지능, 네트워크, 보안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기술이 필요하다.

양 부회장은 “2018년 외부에서 차량을 움직이는 ‘홈 투 카’ 서비스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2019년에는 차에서 집이나 사무실을 조작하는 ‘카 투 홈’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현대차는 이날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도 처음 공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 출시돼 4개월 만에 3만8000여대가 팔린 6세대 그랜저(IG)가 기반이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16.2㎞/L로 경차인 기아자동차 모닝(최고 16.0㎞/L)보다 높다. 가격은 3540만~3970만원으로, 최저가 트림(세부 모델) 가격은 기존보다 26만원 낮췄다.
제네시스 G90 스페셜 에디션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별도 전시관을 꾸리고 EQ900을 토대로 제작한 콘셉트카 G90 스페셜 에디션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전략담당 전무는 “2019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양산차 라인업에 추가하고 2021년에는 전기차 신모델도 새롭게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왼쪽부터),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담당 사장, 이형근 부회장, 김창식 국내영업본부장이 스팅어를 소개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기아차, 프리미엄 라인 구축기아차는 고급차 라인업을 새로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첫 번째가 이날 공개한 고성능 세단 스팅어다. 스팅어는 가솔린 3.3 터보와 2.0 터보, 디젤 2.2 등 세 가지로 나왔다. 3.3 터보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4.9초로 세계적 수준이다.

기아차는 스팅어에 기존 ‘KIA’ 엠블럼이 아닌 ‘E’를 형상화한 새로운 고급차 라인업 전용 엠블럼을 달았다. ‘소수를 위한 특별함(exclusive)’ ‘정교함(exquisite)’ ‘진화(evolutionary)’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기아차는 스팅어에 이어 내년 출시할 K9 후속 모델 등을 고급차 라인업으로 구성, 미래 신기술을 우선 적용하고 특화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으로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이날 서울모터쇼 제네시스관에 예고 없이 방문했다. 지난 28일 베트남으로 출국해 현지 상용차 조립공장과 시장 상황을 점검한 뒤 이날 오후 한국에 도착해 곧바로 제네시스관을 찾아 임원들과 전략회의를 했다. 정 부회장은 “베트남 상용부문 대리점을 둘러보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관에 들러 “쏘나타 뉴 라이즈가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클리오
◆“클리오로 소형차 시장 키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글로벌 누적 1300만대 판매 기록을 갖고 있는 소형 해치백(뒤가 납작한 5도어 차량) 클리오를 처음 공개했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잠재된 국내 소형차 시장 수요가 클리오를 통해 촉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QM3와 마찬가지로 유럽에서 생산한 클리오 완성차를 수입 판매한다. 1.5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으며 연비는 17.0㎞/L다.한국GM은 1회 충전으로 국내 전기차 중 최장 거리인 383㎞를 달릴 수 있는 볼트EV를 소개했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은 “볼트EV는 주행거리 경쟁력과 더불어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대의 가격 경쟁력을 통해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김순신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