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셔먼 페이스북 부사장 "인터넷 인구 90%가 쓰는 페북 빅데이터로 사람생명도 살리죠"

'지카'로 고심하던 브라질
홍보대상 여성→남성 바꿔
예방효과 90%이상 높아져
“페이스북 빅데이터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롭 셔먼 페이스북 개인정보보호담당 부사장(사진)은 지난달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각종 빅데이터를 활용해 질병 확산 방지나 인터넷 보급, 장애인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이스북 본사에서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셔먼 부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국내 서비스 개선방안 등을 논의하고자 방한했다.셔먼 부사장은 대표적인 빅데이터 활용 사례로 지난해 브라질 등 남미에서 창궐한 지카바이러스 확산을 막아낸 것을 꼽았다. 브라질 유니세프는 지난해 8월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 홍보 및 교육 활동을 펼쳐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주된 타깃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홍보는 효과가 미미했다. 고심하던 중 브라질에서 월 사용자 수(1억800만명)가 전체 인터넷 인구(1억3900만명)의 90%에 달하는 페이스북 측에 의뢰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브라질 사용자가 올리는 게시물 빅데이터를 분석해 지카바이러스에 관심을 갖는 남성(58%)이 오히려 여성보다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착안한 유니세프와 페이스북은 지카바이러스에 걸린 딸을 둔 한 남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방식의 광고를 제작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광고를 본 사람들의 82%가 스스로 긴팔 소매를 입는 등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는 예방 조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존 방식 대비 90% 이상 상승한 효과다.

셔먼 부사장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사진을 읽어주는 인공지능(AI)이나 비디오에 자동으로 자막을 생성해 주는 기술, 인터넷 보급을 위해 위성 사진에서 사람이 사는 곳을 식별해 주는 ‘인구지도’ 등 빅데이터에 기반한 다양한 혁신이 창출되고 있다”며 “이 같은 분석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삭제한 뒤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