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이끄는 기업] 현대, 202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 '가속페달'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30일 서울모터쇼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에 적용한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커넥티드카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지난달 30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서울모터쇼’ 행사장. 양웅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무대 가운데 설치된 원통형 스피커에 대고 아이오닉을 호출했다. 그러자 무대 뒤편의 아이오닉 자율주행차가 황승호 차량지능화사업부장(부사장)을 태우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운전석의 연구원과 조수석의 황 부사장은 차량을 전혀 조작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아이오닉은 장애물이 나타나자 스스로 서고, 구불구불한 길도 유연하게 빠져나와 무대 가운데 정확히 자리 잡았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에서도 도심에서 자율주행하는 아이오닉을 공개했다. 이번 서울모터쇼에서는 차량에 통신망을 연결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기술까지 선보였다.커넥티드카가 상용화되면 이날 현대차가 선보인 것처럼 집이나 사무실에서 차량에 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반대로 차에서 집 조명이나 난방을 조절할 수도 있다. 자율주행차와 결합하면 차량 대 차량, 차량 대 교통 인프라 간 실시간 정보 교환을 통해 안전성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이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커넥티드카 구현을 위해서는 차량 제어, 인공지능, 네트워크, 보안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기술이 필요하다. 양 부회장은 “2018년 외부에서 차량을 움직이는 ‘홈 투 카’ 서비스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2019년에는 차에서 집이나 사무실을 조작하는 ‘카 투 홈’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의 화두는 단연 미래 자동차다. 미래 자동차 사업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CES 기간에는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직접 운전하는 동영상을 배경 삼아 무대에 등장했을 정도다. 정 부회장은 2020년까지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고, 2030년 무인차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물인터넷(IoT) 자동차’로 불리는 커넥티드카 개발도 직접 챙기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와 손잡고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공동 개발에 나섰다. 독자적 차량용 운영체제(OS)도 개발 중이다. 2020년까지 커넥티드카를 개발해 상용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커넥티드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경쟁력 있는 친환경 기술 개발 등을 통해 2020년까지 수소연료전기차(FCEV) 등 28종 이상의 친환경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ix’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 한 번 충전에 400㎞ 넘게 달릴 수 있다. 현대차는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시점에 맞춰 수소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의 차세대 수소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첨단운전자보조장치시스템(ADAS) 등 현대차의 최신 기술을 대거 적용할 예정이다. 1회 충전에 주행거리 600㎞대를 목표로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6000만원대(보조금 포함 실구매가 30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