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 화학무기 공습, 70여명 사상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州)의 한 주택가에 4일(현지시간)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공습이 벌어져 어린이 11명을 포함해 지역 주민 60여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구호단체가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등은 독성이 있는 공습 뒤 독성을 품은 가스가 퍼지면서 민간인 다수가 사망했으며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부상자도 수십명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부상자 수가 200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현지 활동가들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이 폭격이 이날 새벽 6시께 이뤄졌고, 피해자의 증상으로 미뤄 국제적으로 금지된 화학무기인 염소 가스나 사린 가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학무기 사용이 사실이라면 시리아 내전 6년 간 최악의 비인도적 공격 중 하나라고 구호단체들이 비판했다.

SNS에 게시된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구호단체 요원들이 입에 하얀 거품을 물고 길에 쓰러진 어린이들을 인공 호흡하면서 병원으로 옮기거나 제독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지에서 의료구호 활동을 하는 모하마드 하순은 AP통신에 "피해가 이들리브주 전체에 걸쳐 발생했다"며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SOHR은 시리아군 또는 러시아군이 이날 오전 반군이 통제하는 이 지역을 폭격했다고 주장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번 끔찍한 공격에 최우선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 외무부는 이날 장마르크 에로 장관 명의로 낸 긴급성명에서 이번 공격을 '야만적적인 행위'로 규정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