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민 '아빠는 딸'을 말하다②]"가장의 마음 이해…아재처럼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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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빠는 딸'에서는 가장의 마음과 생각을 이해하고 그려내기가 가장 어려웠어요. 하지만 동시에 제가 가장 많이 얻어가는 점이기도 했어요."
6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정소민은 영화 '아빠는 딸'에서 아버지와 딸의 1인 2역을 맡은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소민은 영화에서 어느날 화장품 회사의 만년과장인 아버지 원상태(윤제문 분)와 몸이 바뀌는 17세 여고생 원도연 역을 맡았다. 무뚝뚝하고 대화에 서툰 원상태를 그려내기 위해 중년 남성에 대한 행동 연구 뿐 아니라 마음도 헤아리려 노력했다.
그는 "나이 든 남자를 이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보람있고,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다리를 벌리고 앉는 이른바 '쩍벌 자세' 등 원상태의 제스처가 몸에 익다보니 평소 '아빠는 딸' 촬영 현장에서 너무 남성스럽게 변해 김형협 감독이 걱정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원래 제가 팔자걸음을 걷지 않는데 현장에서는 자연스럽게 팔자로 걸어 사람들이 웃더라"며 "감독님이 '다른 작품 가서 적응 못 하면 어떡하냐, 앞길을 망치는 건 아니냐'고 걱정했다"고 말했다.
정소민은 '아빠는 딸' 영화를 통해 본인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정소민 본인은 어떤 딸이었을까. 영화 속 원도연은 아버지와는 직접 말하기를 꺼리고 함께 가는 출근길에 일부러 다른 길을 택하는 등 거리감이 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본인도 사춘기 시절 아버지에게 살갑지 않은 딸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등학생 시기에는 아빠가 싫고 미워서가 아니라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어렵고 불편했다"며 "나이가 들고 이해의 폭이 넓어지다보니 아버지와 다시 친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부모님의 말을 빌리자면 동생은 보통 아이들처럼 자잘한 사고들을 많이 쳤는데 저는 한 번씩 뒤통수를 때린다더라"며 "평소에 자잘한 주의사항은 지키지만 한 번씩 큰 사고를 쳐 속을 뒤집어 놓는다고 하시더라"고 설명했다.정소민이 '큰 사고'로 꼽은 데는 연기자의 길도 속했다.
그는 "고등학교 올라갈 때 무용을 택했다가 이후 (대학을 갈 때) 연기를 하기로 결정했다"며 "아빠가 처음에 (연기를) 너무 반대하셔서 (대학) 진학 후 처음에는 한동안 대화를 안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은 엄마보다 아빠가 (제가 나온 방송이나 영화를) 더 잘 챙겨보신다"며 웃음지었다.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지만 동안인 덕에 정소민은 '아빠와 딸' 뿐 아니라 드라마 '마음의 소리', '아빠가 이상해' 등에서 학생, 혹은 딸 역할을 많이 맡았다.
그는 "한번도 학창시절 연기를 못하는 배우도 많은데 기회가 많다는 건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장단점이 있는 만큼 고민이 되는 지점도 있다"고 토로했다.
뒤이어 "20대 후반에 느끼는 점들과는 (배역이) 거리가 있다 보니, 이에 대한 갈증도 있다"며 "특정 배역을 하고 싶다기 보다, 보다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한편, '아빠와 딸'은 어느날 아빠와 딸의 몸이 바뀌면서 생활이 뒤집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가족 코미디 영화로 김형협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12세 이상 관람가로 오는 12일 개봉 예정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6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정소민은 영화 '아빠는 딸'에서 아버지와 딸의 1인 2역을 맡은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소민은 영화에서 어느날 화장품 회사의 만년과장인 아버지 원상태(윤제문 분)와 몸이 바뀌는 17세 여고생 원도연 역을 맡았다. 무뚝뚝하고 대화에 서툰 원상태를 그려내기 위해 중년 남성에 대한 행동 연구 뿐 아니라 마음도 헤아리려 노력했다.
그는 "나이 든 남자를 이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보람있고,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다리를 벌리고 앉는 이른바 '쩍벌 자세' 등 원상태의 제스처가 몸에 익다보니 평소 '아빠는 딸' 촬영 현장에서 너무 남성스럽게 변해 김형협 감독이 걱정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원래 제가 팔자걸음을 걷지 않는데 현장에서는 자연스럽게 팔자로 걸어 사람들이 웃더라"며 "감독님이 '다른 작품 가서 적응 못 하면 어떡하냐, 앞길을 망치는 건 아니냐'고 걱정했다"고 말했다.
정소민은 '아빠는 딸' 영화를 통해 본인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정소민 본인은 어떤 딸이었을까. 영화 속 원도연은 아버지와는 직접 말하기를 꺼리고 함께 가는 출근길에 일부러 다른 길을 택하는 등 거리감이 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본인도 사춘기 시절 아버지에게 살갑지 않은 딸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등학생 시기에는 아빠가 싫고 미워서가 아니라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어렵고 불편했다"며 "나이가 들고 이해의 폭이 넓어지다보니 아버지와 다시 친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부모님의 말을 빌리자면 동생은 보통 아이들처럼 자잘한 사고들을 많이 쳤는데 저는 한 번씩 뒤통수를 때린다더라"며 "평소에 자잘한 주의사항은 지키지만 한 번씩 큰 사고를 쳐 속을 뒤집어 놓는다고 하시더라"고 설명했다.정소민이 '큰 사고'로 꼽은 데는 연기자의 길도 속했다.
그는 "고등학교 올라갈 때 무용을 택했다가 이후 (대학을 갈 때) 연기를 하기로 결정했다"며 "아빠가 처음에 (연기를) 너무 반대하셔서 (대학) 진학 후 처음에는 한동안 대화를 안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은 엄마보다 아빠가 (제가 나온 방송이나 영화를) 더 잘 챙겨보신다"며 웃음지었다.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지만 동안인 덕에 정소민은 '아빠와 딸' 뿐 아니라 드라마 '마음의 소리', '아빠가 이상해' 등에서 학생, 혹은 딸 역할을 많이 맡았다.
그는 "한번도 학창시절 연기를 못하는 배우도 많은데 기회가 많다는 건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장단점이 있는 만큼 고민이 되는 지점도 있다"고 토로했다.
뒤이어 "20대 후반에 느끼는 점들과는 (배역이) 거리가 있다 보니, 이에 대한 갈증도 있다"며 "특정 배역을 하고 싶다기 보다, 보다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한편, '아빠와 딸'은 어느날 아빠와 딸의 몸이 바뀌면서 생활이 뒤집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가족 코미디 영화로 김형협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12세 이상 관람가로 오는 12일 개봉 예정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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