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가' 베조스의 끝없는 도전…"우주개발에 매년 10억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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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 Deep - 거대한 생태계 구축하는 아마존제프 베조스가 1995년 설립한 아마존을 아직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면 곤란하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거둔 성공을 밑천으로 2000년 우주개발사업에 진출했다. 2013년엔 온라인금융사업(아마존 페이)을 시작했다. 물류업계 최초로 로봇을 도입해 혁신적인 성과를 거뒀다.
전자상거래로 기반 닦은 아마존
무인점포·드론 배송으로 '물류혁신'
연료전지 사업도 진출…내년부터는 '우주관광' 서비스
아마존 극찬한 JP모간 CEO "아마존처럼 바꿔야 산다"
외신은 5일(현지시간) 아마존이 수소연료전지업체 플러그파워 지분 23%를 인수한다고 보도했다. 다양한 생물과 끝을 짐작할 수 없는 정글로 이뤄진 실제 아마존처럼 거대한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아마존의 행보에 글로벌 기업이 주목하고 있다. 투자은행(IB)인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처럼 바꿔야 산다”고 말하기도 했다.◆전자상거래 기반으로 사업 확장
아마존의 지난해 매출은 1360억달러(약 155조원)에 이른다. 1995년 설립된 이후 매출 증가율이 2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아마존은 무인점포인 ‘아마존고’, 드론(무인항공기) 배송 등 물류 혁신부터 영화 후기 서비스,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던 베조스 CEO는 아마존의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의 ‘생태계’에 속한 소비자가 아마존 알렉사로 상품을 자동주문하면 온라인지급결제서비스인 아마존페이를 통해 대금이 결제된다. 아마존 창고 직원들은 태블릿PC 킨들로 자회사인 키바의 로봇들을 조종해 물품을 분류한다. 물품은 아마존이 보유한 항공기, 트럭, 드론을 이용해 전 세계에 7일 내로 배달된다. 프리미엄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한 회원은 무료 배송과 비디오 콘텐츠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 회원은 현재 6500만명에 달한다.아마존의 성공 스토리는 다른 업계에도 벤치마킹 대상이다. 다이먼 CEO는 5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JP모간 은행계좌를 가진 고객에게,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가 99달러를 내는 아마존의 프라임멤버 고객에게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며 “로보어드바이저 같은 자동화된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물류업계 최초 로봇 도입
아마존에서 운영 중인 로봇은 3만대를 웃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하루 평균 보행거리는 로봇 도입 이후 14마일(22㎞)에서 5마일 미만으로 줄었다. 배송품을 잘못 분류하는 경우도 줄었다. 아마존의 성공을 지켜본 미국 페덱스 등 물류회사들도 잇따라 로봇을 도입했다. 소비자 물류 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물류 업계가 호황을 맞이했고 업계 종사자는 2월 기준 93만9000명으로 지난 10년간 44% 증가했다.자동화를 추진하는 아마존은 연료전지사업에도 진출했다. 아마존은 5일 1년 전부터 협력해 온 연료전지기업 플러그파워의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부터 물류창고에 플러그파워의 전지를 도입했다. 플러그파워의 기업가치는 6억달러로 평가받는다. 산업용 트럭과 로봇 충전시간을 단축해 비용을 절감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베조스의 꿈, 우주 개발 가시권에
베조스 CEO는 이날 콜로라도주 스프링스에서 열린 우주 심포지엄에서 10여년 전 설립된 블루오리진의 로켓 개발 자금으로 매년 10억달러의 재산을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조스의 재산은 784억달러로 세계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다음으로 많다.블루오리진은 다섯 차례 시험 발사한 뉴셰퍼드 로켓을 활용, 내년부터 저궤도상에서 11분간 여행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위성과 사람을 지구 궤도로 보낼 수 있는 신형 로켓 뉴글렌(New Glenn)을 개발하는 데 25억달러가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재사용 로켓 발사 및 회수에 성공한 엘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의 스페이스X와 뜨거운 우주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