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화' 라니에리 "선수들이 날 끌어내리지 않았을 것"

레스터시티 홈페이지 캡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의 동화 같은 우승을 이끈 뒤 경질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여전히 선수들을 두둔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11일(한국시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자신의 해임과 연관 있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선수들이 나를 끝장냈다고 믿을 수 없다"며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라니에리 감독은 지난 시즌 하위권 팀이던 레스터시티를 이끌고 창단 132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며 동화를 썼다. 하지만 불과 9개월 만인 지난 2월 강등권인 17위까지 떨어진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

이 과정에서 제이미 바디 등 주축 선수들이 구단주를 만나 라니에리 감독 해임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됐다. 라니에리 감독 경질 후 레스터시티가 6연승을 달려 '선수들이 감독 경질을 위해 태업을 했다'는 의혹마저 일었다.

하지만 라니에리 감독은 "선수들은 다른 문제 때문에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부진의 원인을 우승 후 들뜬 팀 분위기로 꼽았다.그는 "리그 우승 이후 수입이 배로 늘고 비시즌 기간 동안 전세계를 돈데다 미국에서 빅클럽들과 경기했다"며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니에리는 "선수들이 마음가짐을 재정비해야 했는데 쉽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정상권에서 우승을 다투던 팀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수들이 자신을 내쫓았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구단에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했다. 다만 "말하고 싶지 않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라니에리 감독은 2월 세비야와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1 대 2로 패한 뒤 경질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세비야전이 전환점이라 믿었고 후반전에는 모두 합심해 싸웠다"면서 최근 레스터시티의 상승세에 대해 "선수들이 시스템대로, 내가 가르친 대로, 똑같이 경기하는 게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스포츠연예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