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반등에…러시아 펀드 다시 '웃음꽃'

국제 유가 50달러대 복귀…1개월 투자수익률 5.8%
인도 이어 수익률 2위
올 들어 약세를 보였던 러시아 펀드 수익률이 살아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반등하면서 석유와 가스 수출 비중이 큰 러시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러시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80%에 달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인도(6.51%)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 펀드는 연초 이후 펀드 시장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1년간 수익률이 33.12%로 뛰어난 성적을 자랑하다가 올 들어선 오히려 1.86% 떨어졌기 때문이다. 20여개 해외 지역별 펀드 가운데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낸 펀드는 러시아와 일본밖에 없다.

유가가 상승세로 반전하면서 러시아 펀드의 위상이 달라졌다. 최근 한 달간 가장 짭짤한 펀드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러시아는 전체 수출에서 석유와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해 국제 유가 등락에 민감하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올해 초 배럴당 50달러대 중반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21일에는 47.34달러까지 10% 이상 하락했다. 유가가 떨어지면서 러시아 펀드도 덩달아 피해를 봤다.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감산을 연장하자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보름 이상 상승세를 이어가며 11일 현재 53.40달러까지 올랐다.

러시아 펀드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을지에 대해선 예상이 엇갈린다. 유가가 더 이상 올라갈 수 있을지 회의적인 의견도 많아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면 미국 셰일가스업계가 생산량을 늘려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려 하기 때문에 배럴당 60달러 이상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내수 경기가 살아나야 펀드 수익률이 좋아진다”며 “유가만 바라보는 경제구조를 탈피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