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신도시' 된다더니…입주민에도 '불똥'

속타는 지자체·건설사

남양주 양정역세권 개발은 서강대 사업 무산에 '기로'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사, 아파트 분양권 매수자 등이 수도권 캠퍼스 조성 사업을 둘러싼 재단과 학생 간 갈등의 유탄을 맞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투입해가며 캠퍼스 유치를 추진한 지자체들은 헛물만 켠 셈이 됐다. 대학 캠퍼스를 갖춘 미니 신도시를 조성하려던 건설사들은 막대한 설계비용과 시간을 날릴 처지다.

서강대 캠퍼스가 들어오기로 한 경기 남양주시 양정역세권 개발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양주시와 서강대가 2010년 2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남양주 캠퍼스 조성 사업은 학교 내부 갈등으로 지난달 3일 끝내 무산됐다. 이는 대학 이전을 조건으로 그린벨트까지 해제하면서 추진한 사업이다. 대체 대학을 구하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중단될 수밖에 없다.서울대와 학생 간 갈등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한 시흥캠퍼스로 인해 이 캠퍼스가 속한 배곧신도시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는 배곧신도시 특별계획구역 91만여㎡ 중 교육·의료복합용지 66만2000여㎡에 조성될 계획이다. 서울대와 시흥시가 실시협약을 체결해 캠퍼스 조성사업이 나름 가시화한 상태지만 서울대 내 갈등이 이어지면 사업이 끝내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곧신도시에서는 12개 대단지 아파트와 5개 주상복합 건물 등 17개 공동주택(2만1000여가구)이 공급됐다. 애초 ‘서울대 신도시’로 홍보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 곳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서울대 학생들이 오지 않으면 교육연구도시가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라며 “웃돈을 받지 않거나 금전적인 손해까지 보면서 상가나 오피스텔을 파는 투자자도 있다”고 전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