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로명 주소로 119 신고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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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4년째…쓰는 사람 많지 않은데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119신고를 할 때 지번주소 대신 도로명주소를 사용해달라고 14일 당부했다. 도로명주소로 신고해야 소방당국이 사고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속히 출동할 수 있어서다.
지번주소는 ‘동’이나 ‘리’처럼 토지 중심으로 표기되는 반면 도로명주소는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위치를 나타내기 때문에 건물이 어디에 있는지 더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지번주소로 신고받고 출동했다가 여러 건물이 검색돼 시간을 허비하는 사례가 많다”며 “지번주소로 신고하면 구조의 성패를 가르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방재난본부가 섣불리 도로명주소 사용을 당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도로명주소가 2014년 1월 전면 도입된 지 4년째를 맞았지만 일반 국민의 사용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11월24일부터 같은 달 26일까지 만 14세 이상 서울 시민 2738명을 조사한 결과 시민 4명 중 1명(약 23.8%)은 자택의 도로명주소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일선 구청과 경찰서 민원실 등에서도 도로명주소를 쓰는 시민은 많지 않다. 한 구청 관계자는 “민원인 열 명 중 4~5명만 도로명주소를 사용한다”며 “옛 지번주소를 써도 직원들이 컴퓨터 검색을 통해 바꿔주기 때문에 도로명주소를 몰라도 불편함이 없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