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욱 에스엠코어 대표 "자동화 뛰어넘어 생산단계부터 소비자 욕구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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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스마트팩토리 전략 총괄하는 권순욱 에스엠코어 대표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는 지난 2월 권순욱 에스엠코어 대표(사진)를 스마트팩토리사업단장(전무급)에 앉혔다. 지난 1월 인수한 에스엠코어 경영을 그대로 맡기는 한편 SK그룹의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총괄하게 하기 위해서다. 매출 500억원 수준(2016년 480억원)인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권 대표는 150조원대 그룹의 생산전략을 이끌게 됐다.
SK그룹에 인수된 에스엠코어, 그룹 스마트팩토리 전략 앞장
"공정·물류·고객데이터 통합, 시장트렌드 맞춘 생산 가능해"
권 대표는 17일 “SK가 갖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기술과 에스엠코어의 안정적인 자동화설비 구축 기술이 합쳐져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독일 지멘스를 넘어서는 스마트팩토리 일류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스마트팩토리는 시장 수요를 스스로 예측하고 물건을 생산하는 무인 공장이다. 기계 설비를 운용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통해 생산량과 불량률 등을 체크하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으로 공장 스스로 의사결정을 한다. 권 대표는 “가동 중인 스마트팩토리의 99%가 아직 공장자동화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SK C&C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스칼라(Scala)’와 협업을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공장 내 데이터는 물론 고객 동향 등 시장 데이터를 활용한 수요 예측이 중요하기에 빅데이터, ICT 분야에 강점이 있는 SK와 함께라면 완성된 형태의 스마트팩토리를 앞당겨 선보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스마트팩토리의 가능성을 일찍부터 알아보고 에스엠코어를 인수, 2007년 8월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IT기업을 창업한 뒤 소프트웨어 역량에 하드웨어 기술을 통합하면 유망한 스마트팩토리 기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신입사원으로 사회생활의 첫발을 뗀 이 회사를 인수하고 지금의 규모로 키웠다.
권 대표는 스마트팩토리가 기업 경영 환경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의 데이터뿐 아니라 고객과 물류에 관한 정보를 융합하면서 기업의 의사결정이 한층 정교해지리라는 설명이다. 그는 “애플과 삼성이 고객을 선점하려는 것처럼 스마트팩토리 구축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며 “LG CNS, 삼성SDS 등이 최근 스마트공장 사업단을 꾸리고 이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수년 내 한국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산업 생태계를 장악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권 대표는 “스마트팩토리가 공장자동화 단계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한국 기업이 독보적으로 갖고 있는 ICT 역량, 인공지능 역량이 훨씬 중요해질 것”이라며 “아직은 제조 역량이 우수한 지멘스 등이 스마트팩토리의 우수 사례로 언급되지만 스마트팩토리가 단순 자동화 단계를 넘어서는 순간 우리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대표는 스마트팩토리가 “인간의 행복한 삶을 도와주는 도구”라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가 도입되면 재무, 시장 조사 등의 본사 인력은 40%가량 줄겠지만 소비자 민원에 대처하고 시장 트렌드를 읽는 감성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의 수요를 빈틈없이 충족하는 사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