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대미 흑자' 시정 요구한 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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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서 미-일 경제대화미국과 일본의 경제수장이 만나 양국 간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미·일 경제대화가 시작됐다. ‘안방’인 도쿄에서 회담이 열렸지만 일본 측은 이번 경제대화를 계기로 자칫 미국의 환율·무역 공세가 거세질 것을 우려해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18일 도쿄에서 회담을 하고 양국 간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펜스 부통령은 “19일까지 열리는 미·일 경제대화가 생산적인 대화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도 “지금까지 ‘마찰’이라는 단어가 미·일 간 경제관계를 상징했지만 이런 현상은 먼 과거가 됐고 협력의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펜스 부통령과 아소 부총리의 회담에 앞서 오전에는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과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이 만나 탐색전을 벌였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로스 장관은 “일본과의 무역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협정 형태를 취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한 향후 논의의 틀을 갖추는 데도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일본 언론들은 로스 장관의 발언이 양국 무역협정의 틀로서 자유무역협정(FTA)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했다. 미국은 대일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FTA를 체결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경제대화에서 미국 측이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농산물과 자동차 시장 개방을 압박할 가능성을 줄곧 우려해왔다. 두 장관은 양국 간 사이버 보안 분야 인재 육성과 개인정보 보호 방안, 인프라 프로젝트 협력방안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