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 '주문식 교육' 첫 수출…호찌민 대학에 맞춤 강의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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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형·소프트웨어 전문인력 양성기업 주문식 교육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영진전문대가 베트남에 ‘맞춤형 산학협력’ 모델을 수출했다. 호찌민의 대형 사립대인 NTT(응우옌탓타인)대에 올 1학기부터 강의를 개설했다. 국내 대학 중 첫 사례다.
한국 기업에 고용된 300만명 교육
산학협력 분야는 한·베트남 교육 교류의 주요 축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현지에서 고용하는 인력만 약 300만명에 달한다. 현지 기업 관계자는 “공장을 설립하면 가장 먼저 하는 게 근로자를 한국에 파견해 기계 다루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라며 “비용 문제 등을 감안하면 베트남 대학에서 직무교육을 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베트남 대학들도 이 같은 수요를 감안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NTT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학생 수가 3만여명인 NTT대는 총장이 직접 나서 영진전문대와 협력해 주문형 교육을 도입했다. 개설한 강의는 2개반으로 각 반 정원은 10명이다. 금형과 소프트웨어를 가르친다. 국내 대학이 ‘삼성반’ ‘LG반’ 같은 기업 주문식 교육을 베트남에 수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진전문대 관계자는 “베트남 교수 4명이 영진전문대에 와서 교육을 받았다”며 “제반 비용은 물론이고 교육 프로그램 수출에 따른 로열티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진전문대는 맞춤형 산학협력의 선두주자다. 1994년에 국내 처음으로 기업 주문식 교육을 시행했다. 구미 산업공단이 세계적인 가전 수출기지로 주목받은 데엔 영진전문대가 조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수많은 수출 제조업체가 영진전문대에서 인재를 수혈받았다. 이번엔 베트남에서 또 한 번의 역사를 쓰게 된 것이다. 영진전문대 관계자는 “베트남에 학부과정을 설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베트남 내 산학협력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응우옌티감 타이응우옌대 경제·경영학부 교수는 “대만 정부와 산학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지난달 맺었다”며 “일본 기업에서도 맞춤형 교육을 해달라는 주문이 많다”고 말했다.베트남에 진출한 기업인들은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대학의 베트남 진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휴대폰 부품을 제조하는 A기업 관계자는 “임원도 베트남 사람으로 채우는 등 현지화를 진행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 조직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충돌하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김태형 호찌민 한국교육원 원장은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취업과 연계하는 등 베트남에 특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호찌민/하노이=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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